올해 6학년을 맡게 되어 걱정인 후배님들께

올해도 6학년부장, 6학년만 24년쨰 고인물 교사의 꼰대 잔소리

by 허름한허세

(6학년만 24년 차 고인물의 조언)


일찌감치 올해도 6학년 부장 당첨, 이로써 6학년 담임만 24년째가 되네요. 50대 후반, 이제 나이 든 교사지만 여전히 6학년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나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말년 병장 같은 6학년들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막 고학년을 맡아 걱정이 많은 후배님들께 제 경험을 나눕니다.



1. 전체 앞에서는 절대 화내지 마세요. (대신 '연기'를 하세요)


무엇보다 전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아이에게 고함치거나 화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신 전체를 대상으로는 늘 앵무새처럼, 일종의 최면을 겁니다. "우리 반이 점점 나아져서 기쁩니다." "지나가던 선생님이 우리 반 분위기 좋다고 칭찬하셔서 어깨가 으쓱했어." "선생님도 교직 생활하면서 만난 아이들 중에 너희들이 가장 좋아." 이렇게 **'준비된 멘트(선의의 거짓말)'**를 툭툭 던져주세요. 아이들은 믿는 대로 자랍니다.



2. 문제 행동 지도는 무조건 '각개격파'


문제 학생은 늘 따로 불러내어 연구실(또는 빈 교실)에서 1:1로 이야기합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둘만 모아놔도 서로 눈빛 교환하며 한 팀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각개격파해야 합니다. 자신의 홈그라운드가 아닌 낯선 공간(연구실 등)으로 데려오는 길에 이미 아이들은 기가 꺾여 순한 양이 됩니다.



상담할 때 어조는 늘 같은 패턴을 유지합니다. "나는 네가 OO 같은 장점이 있는 좋은 아이라는 걸 알아. 하지만 오늘 네 모습을 보고 다른 친구들이 너를 좋지 않은 아이라고 오해하게 될까 봐 선생님은 그게 너무 걱정돼." 진심으로 너를 아끼고 걱정한다는 눈빛을 장착하고, 아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교우 관계(평판)'를 건드려 상담하면 대부분 통합니다.



3. 3월의 승부처, '20:60:20의 법칙'


어느 교실에나 20%의 모범생, 60%의 평범한 아이들, 20%의 요주의 학생이 존재합니다. 보통 20%의 요주의 학생과 씨름하느라 진을 빼기 쉽지만, 저는 학기 초(3, 4월)에 상위 20%의 모범생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줍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있는 60%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힘(주도권)'을 가진 쪽으로 붙어 80%의 주류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아이들이 '우리 반'이라는 정체성을 가지려면, 학기 초 두 달은 예쁜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편파적일 정도로 칭찬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친구가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아이가 있어서 우리 반은 정말 다행입니다." "사탕 하나를 받아도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OO를 보고 놀랐습니다. 가정교육을 얼마나 잘 받았는지 부모님이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바람직한 권력'을 쥔 아이들이 학급의 분위기를 잡게 하면, 한 해 학급경영의 80%는 편안해집니다. 올해 처음 6학년을 맡게 되었다고 걱정하시는 선생님들, 6학년 너무 겁먹지 마세요. 동학년 함께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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