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by 그리다

[계곡물 발 담그기]


숲 속 산책을 마치고, 흙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시원한 계곡에 모였다.

반짝이는 물이 바위 사이를 흘러내리고, 청량한 물소리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적셨다.


모두 당연하다는 듯이 계곡에 몸을 담가 흙먼지를 털어냈다.

현서는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방울토마토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서 : 방울토마토 시원하게 설탕 톡톡 뿌려서 먹고 싶다. 너무 맛있을 거 같아.


서영 : 말하니까 나도 먹고 싶다. 이따가 관리자님께 토마토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볼까? 없으면 근처 식료품점 있으면 물어보고 사러가도 되지~~


현서 : 좋아~!!


현서의 눈은 물속을 바라보고 있는 영인으로 향했다.

영인은 물속 돌을 집어 모양을 관찰하고, 작은 물고기들과 물풀을 살펴보며, 메모장을 꺼내 발밑 생태계를 세세하게 적으며 감탄하고 있었다.


현서 : 영인아 뭐 해? 신기한 거 있어?


영인 : 여기 물이 굉장히 깨끗해, 그만큼 사람이 많이 오지 않는 곳인지 생태계가 너무 잘 보이는 거 같아서 신기해. 물이 1 급수 같아.


송현 : 영인이 관찰하는 거 진짜 좋아하네. 현미경 보듯 계곡 바닥을 관찰하고 있어.


서영 : 그러니까 집중력도 너무 좋아.


송현은 다른 친구들을 살피며 씩 웃는다.


송현 : 다들 표정이 달라. 현서는 행복해 보이고, 영인이는 과학자가 된 거 같고, 서영이도 평온해 보여. 같이 오길 정말 잘한 거 같아. 이렇게 온 김에 잠수 대결 한 판 어때? 동시에 들어가는 거야. 꼼수는 안돼.


서영 : 안 들키면 되는 거 아니 양!


영인 : 서영이만 바라보자. 꼼수 부릴 거 같아.


현서 : 다 준비 됐지~ 시작한다. 하나, 둘, 셋!


물속에서 한 없는 고요함이 다가온다. 눈을 뜨지 못하고 오로지 몸의 감각만으로 주변을 받아내야 한다. 이런 고요함이 처음이라 낯설지만 편안한 마음을 가져온다. 이래서 다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걸까? 물 밖이 세상 밖이라면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어쩔 수 없이 난 물 위로 올라왔다.


서영 : 음~ 파. 습~후 습~후 습~후


산소와의 차단에서 오는 격한 숨소리에 놀란다. 숨소리가 점점 잦아들어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을 때는 놀란 눈으로 서영을 바라보는 친구들이 있었고, 서영이는 연신 괜찮다는 말을 해야 했다. 친구들의 입에서 괜히 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들은 자신이 장난을 칠까 봐. 물속에서 5초 안에 나와서 계속 서영을 지켜봤다고 한다. 허.. 참.. 정정당당하지 못한 승부였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꽤 길게 3분은 물속에서 고요함을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42초. 꽤나 물속에서의 시간이 좋았구나.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나를 걱정하는 친구들을 따라 물 밖으로 나왔다.





[숲가 작은 쉼터]


물놀이를 끝내고 네 친구는 계곡 옆에 마련된 작은 평상에 앉아 쉬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다들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송현이는 여전히 친구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모두가 만족하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그런 송현의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본 현서가 잔잔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현서 : 송현~~ 어때? 너도 진짜로 즐기고 있어?


송현은 약간 놀란 듯 고개를 든 뒤,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송현 : 음.. 나? 나도 즐거워. 근데 나는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그냥 못지나치잖아.


송현은 그런 현서의 질문의 의도를 알았는지, 괜찮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현서 : 아니. 그렇긴 한데.. 네가 너무 주변을 신경 쓰느라 정작 네 마음엔 집중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송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답했다.


송현 : 아니야. 나도 충분히 너희랑 같이 있는 이 시간을 즐기고 있어. 그래도 내가 같이 오자고 한 건데, 너희가 불편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자꾸 지켜보게 되더라고.


현서는 따뜻한 눈빛으로 송현을 바라보며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오늘 이 순간만큼은 네 마음도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학교에서는 바라보지 못했을 서로의 모습을 봐주고 더 가까워지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은 현서였다.


그 순간, 기분 좋은 바람이 시원하게 친구들 사이로 다가와 부드럽게 나뭇잎 사이로 지나갔다.

옆에서 영인과 서영은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현서와 송현이 바라보며 '어쩌면 행복은 멀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인 : (꼬르륵)


정직하게 울리는 영인의 우렁찬 뱃소리에 세 친구들은 멈칫했다. 모두 영인이 부끄러워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는데 오히려 영인은 그런 모습이 더 어색했다.


영인 :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 뭘 또 그렇게 동공까지 흔들리면서 모른 척들을 할까~~ 슬슬 점심시간인가? 너희는 배 안 고파? 난 꼬르륵 소리를 들었더니 확실히 배가 고픈 거 같아.


서영 : 하하;; 그렇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나도 배고파. 물놀이 한 이후라서 진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이때 저 멀리서 인준이 네 친구들 방향으로 걸어왔다. 어떻게 배가 고플 거라는 걸 알았는지 시간 맞춰 온 것처럼 절묘했다.


인준 : 이제 슬슬 점심을 먹을까요? 물놀이는 다들 잘했어요?


송현 : 네. 물도 너무 깨끗하고 너무 좋았어요.


서영 : 맞아요. 이따가 시간 되면 더 하고 싶어요.


현서 : 맞아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저희 점심 메뉴는 뭐예요? 메뉴가 자연 요리 체험이라고 되어있던데 정확한 메뉴 이름은 안 나와서 궁금해요.


인준 : 저희는 비빔밥을 먹을 거예요.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무들을 캐고 다듬어서 직접 만들어볼 거예요.


영인 : 메모장 챙겨가야겠다. 벌써 기대돼~


인준 : 여러분이 잘 즐겨줘서 보기 좋아요. 그럼 점심 준비하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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