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 후기
*주의사항*
해당 글은 영화 “동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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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아직 선택하지 않은 미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규정되지 않은 어떤 열기를, 청춘이라 부른다.
규정되지 않았기에 청춘이라 불렸으나,
그들은 너무나 빨리 정해져 버렸다.
무엇을 할지도, 무엇을 즐기는지 알기도 전에 나서야 했던,
투쟁의 길.
두 친구의 길은 달랐다.
전면으로 나서는 투쟁과,
글로 일깨우는 투쟁.
동주는 몽규를 통해 되지 못한 또 다른 자신을 보았고,
몽규는 동주를 통해 자신이 잃어버릴 수 있을 무언가를 보았다.
야, 동주야, 니는 계속 시를 쓰라.
총은 내가 들 거이니까.
그랬기에, 어쩌면 몽규는 동주만큼은 그 투쟁에 뛰어들지 않길 바랐을지 모른다.
그저, 시인으로서의 순수성을 잃지 말고 하고자 하는 길로 나아가길.
그들은 함께했으나, 함께하지 못했다.
자신의 시와 행동 사이에서 고뇌하던 동주는,
끝내 제 시를 향해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또다시 몽규와 어긋난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당당하게 서명해라.
몽규는 서명한다.
진술서에 적힌 그대로 행동하지 못한 자신이 괴로워서.
동주는 서명하지 않는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 이상만을 좇아온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서.
결국 동주는 죽는다.
그리고 동주보다 한 달여를 더 산 몽규는,
어느 밤 동주에게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자며
눈시울을 붉힐 때처럼,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물 흘린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는 늘 앞서서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그의 죄송함은,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미래의 어떤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을지 모른다.
남김없이 불태우고 싶었던 어느 이와,
천천히 타들어가길 바랐던 어느 이.
너무 이른 시기에 선택을 강요받았기에,
그들은 영원히 미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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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2016)
윤동주, “참회록”
오래 기다린 영화였다.
그러나, 극장에서 끝내 보질 못했다.
그저 괴로웠던 것 같다.
아픈 역사를 다시 봐야 한다는 게.
결국, 광복절 특선영화로 간신히 마주한 동주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다시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지금도 운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망설이는 나의 모습은
어느 시대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