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고 싶지 않아

by 차고기

그가 입장한다.

흠신 젖은 솜뭉치 몸을 끌선.

딸깍 전등이 켜지고, 곧바로 의식이 치러진다.


물은 기포를 품은 채 수직 상승, 급기야 요란을 떨며 들썩인다. 수증기는 틈을 주지 않고 확 밀고 들어온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단 듯, 그의 손 분주히 움직기 시작한다. 그는 신비로운 은빛 봉지를 쭈욱 찢어 탈탈 털어 넣는다.


수증기와 뭉쳐 봉지 가장자리를 붙들고 있는 녀석들. 그는 매몰 차게 엄지와 지를 탁탁 튕겨 녀석들을 아래로 떨어트린다.


이때부터 시작된 끝을 떼리는 치명적인 향연. 향은 끝이 어딘지도 모른 채 퍼져나가고. 급기야 모든 공간을 장악한다.


한 명... ... 향에 취해 다가온다.

소리치지 않아도 모여드는 사람들.

우리는 다 함께 둘러앉아 의식을 치른다.


여행 후 집에 돌아와 먹는 첫 끼. 라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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