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는 말은, 나답다는 말이었다

상처와 회복 사이, 나를 정화하는 여정

by SPIT

그를 처음 만났던 날, 나는 꽤 맑고 예뻤다.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나는 새로움에 설레었고

무엇인가를 알아간다는 일이 신비로웠으며

내가 가진 신념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와의 이별이 가까워졌을 때

“왜 이렇게 변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상처를 주기 위해 말하고 글을 썼다

사랑할 거라고 믿었던 일에 지쳤고

이유 없이 주위 사람들을 의심했다.


난 분명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많은 걸 경험할수록

더 많은 걸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동시에 퇴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 자신에게서 눈을 돌리고 말았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무력감에 빠져버린

내가 낯설기만 했다.




성장이라 믿었던 일들은 때로는 소모였고,

의미라 여겼던 것들은 결국 집착이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화하는 과정에 있다.


지금은 한때의 욕심들을 정리하고

가장 소중한 몇 가지에 집중하려 한다.


그게 나답게 사는 것이고,

그 삶이 결국 아름다움과

닿아 있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우리가 왜 떠나고, 왜 버티는가


삶의 큰 이별을 겪고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깊은 우울에 빠졌다.

그럼에도

내게는 절대 놓치지 못하는 것들을 찾았다


음악과 글이다.


사람, 사랑, 감정.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고

그들을 가장 나약하게 붙잡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의

아름다운 조각들을 기록하자면

애니메이션, 패션, 향, 차(tea), 여행, 클래식

으로 추려졌다.


이 취향은 그와 내가 만나 조화를 찾은

감각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고,

그 조합이 나답게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른다

내가 그를 아름답게 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는데

그걸 알게 된 지금에서야,

나는 다시 나답고 싶어졌다.




지난 2년 동안, 난 꽤나 돈과 여행에 집착했다.


여행은 왜 갈까

새로움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돈은 왜 벌까

지키고 싶은 걸 지키기 위해서다.


이 단순한 질문 속에, 내 삶의 진심이 숨어 있었다.


살면서 상처는 피할 수 없었다

극복한 상처는 강점이 되기도 하고,

덮어둔 상처는 강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나를 자주 들여다본다

어디가 무너졌고, 무엇이 아직 단단한지를.


그리고 그렇게 찾은

나의 강점이자 강박이 될 수 있는 것들로

스스로 치유하고 싶다.


우리는 때로 아름다움을 놓쳐야

그게 나였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비로소 다시 나로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