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아홉 번째 프러포즈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중
김동률의 노래 중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좋아해
이십 년 가까이 지난(!) 고3 때 들었던 노래임에도
잊을 수 없는 가사가 있어
'널 기다리는 게, 나에게는 제일 쉬운 일이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출근시간에도, 약속시간에도 정말이지 거의 정각에 딱 도착하는
나로서는 정말 공감하기 어려운 가사였지,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너를 기다리는 것을 즐기는 나'가 된 것은
널 만나기 전 수십 년간 널 기다리고, 그 기다림에 익숙해져 널 기다리는 것을 즐기는 경지에 오른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