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 런지, 코로나로 복지관이 문을 닫고, 경로식당에 봉사자들이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이 내려와 음식 포장을 하고, 매일같이 배달을 나가고, 방문자들의 온도를 체크하는 이런 시기가 끝날 런지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렇게 힘겨운 건지 알았더라면, 그런 거 집에만 있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다.
오늘 나는 코로나가 끝나면 반납하려 했던 책들을 무인 반납함에 넣고 왔다. 책은 빌리지 못했다. 이 가방은 비어서도 무겁구나,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고대하던 빨간 날, 일은 없지만 내 마음은 무겁다.
일 없이 올려본 하늘이 창명 하다. 햇볕이 따스하니 찬 바람도 두렵지 않았다. 나무엔 꽃이 피어 하나둘씩 떨어져 들새들이 소산 하게 움직이고 있다. 봄은 어느 세 왔다가 떠났다. 한 겨울에는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를 상상하기 힘들고 한 여름에는 겨울의 살 애는 추위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나 봄과 가을이 오면 잊었던 기억들은 떠올라 인간의 마음도 새 단장을 하기 시작한다. 휘적휘적 걷는 와중 머릿속에서부터 풀어져 나온 백일몽이 나를 감싼다.
하지만 그 백일몽에서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 꿈속의 내 표정에 그늘이 드리웠다. 눈에 초점이 안 맞고 손발이 차가워진다. 목이 텁텁해지고 속도 더부룩하다.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이제 곳 나는 소집해재를 한다. 원숭이처럼 좋아라 들뜨다가 코로나로 인해 버벅거리니 울화가 치민 것이다. 자부하던 2 갑자 마음가짐이 몇 주 피로에 뒤흔들리다니, 부끄러운 동시에 도무지 진정시킬 수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날까? 하지만 시간은 이런 질문을 좋아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다.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 시간만이 그 해답을 알고 있다. 끝에 보이는 아지랑이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견뎌네는 것 만으론 시간에 담긴 각양각색의 묘상을 그려네지 못한다. 내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은 그저 기다리기만 했기 때문이리라.
이상한 것이 일상에 자리 잡는 것을 뉴 노멀이라고 하던가, 그렇지만 모두가 끝이 있으리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