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수필 (6)

끝남에 대하여

by 연석

언제 끝날 런지, 코로나로 복지관이 문을 닫고, 경로식당에 봉사자들이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이 내려와 음식 포장을 하고, 매일같이 배달을 나가고, 방문자들의 온도를 체크하는 이런 시기가 끝날 런지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렇게 힘겨운 건지 알았더라면, 그런 거 집에만 있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다.
오늘 나는 코로나가 끝나면 반납하려 했던 책들을 무인 반납함에 넣고 왔다. 책은 빌리지 못했다. 이 가방은 비어서도 무겁구나,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고대하던 빨간 날, 일은 없지만 내 마음은 무겁다.



일 없이 올려본 하늘이 창명 하다. 햇볕이 따스하니 찬 바람도 두렵지 않았다. 나무엔 꽃이 피어 하나둘씩 떨어져 들새들이 소산 하게 움직이고 있다. 봄은 어느 세 왔다가 떠났다. 한 겨울에는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를 상상하기 힘들고 한 여름에는 겨울의 살 애는 추위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나 봄과 가을이 오면 잊었던 기억들은 떠올라 인간의 마음도 새 단장을 하기 시작한다. 휘적휘적 걷는 와중 머릿속에서부터 풀어져 나온 백일몽이 나를 감싼다.
하지만 그 백일몽에서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 꿈속의 내 표정에 그늘이 드리웠다. 눈에 초점이 안 맞고 손발이 차가워진다. 목이 텁텁해지고 속도 더부룩하다.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이제 곳 나는 소집해재를 한다. 원숭이처럼 좋아라 들뜨다가 코로나로 인해 버벅거리니 울화가 치민 것이다. 자부하던 2 갑자 마음가짐이 몇 주 피로에 뒤흔들리다니, 부끄러운 동시에 도무지 진정시킬 수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날까? 하지만 시간은 이런 질문을 좋아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다.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 시간만이 그 해답을 알고 있다. 끝에 보이는 아지랑이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견뎌네는 것 만으론 시간에 담긴 각양각색의 묘상을 그려네지 못한다. 내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은 그저 기다리기만 했기 때문이리라.
이상한 것이 일상에 자리 잡는 것을 뉴 노멀이라고 하던가, 그렇지만 모두가 끝이 있으리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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