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실수 열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by 피존밀크



난 어릴 적부터 실수가 잦았다. 준비물 빼먹기, 숙제 안 하기, 숙제 페이지가 아닌 엉뚱한 페이지만 다 풀어놓기, 계산실수 하기 등등. 진지하게 아동기 때는 분명 ADHD가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나의 엉성함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했다. 알람 듣고 꺼버려서 늦잠 자기, 하나는 챙기고 하나는 빼먹기, 공문 이상한 곳으로 발송하기 등등.



하지만 이 수많은 실수 중 나를 치명적으로 괴롭혔던 것은 바로 '시험 문제 대충 읽기'였다. 난 내가 굉장히 글을 잘 읽는 사람이라 착각하며 살았었다.(저 위의 실수를 나열해 놓고도...) 임용시험을 볼 때마다 과락과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며 떨어지길래 '이놈의 시험은 왜 이리 어려운 거야!'라고 비난했었다.



하지만 복기를 해보면 시험 문제의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내가 문제를 정말 대충 읽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이 아닌 엉뚱한 답 써 놓기, 답을 요구사항에 맞춰서 꼼꼼히 써야 하는데 단답형으로 쓰기,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 중 일부만 적기 등등등. 이런 사소한 실수는 나의 점수를 뚝뚝 떨어뜨렸고 그에 대한 형벌로 불합격을 씁쓸히 받아들였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던 시절, 더 이상 이 실수를 반복하기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의고사를 볼 때 점수를 보고 일희일비하기보단 문제를 대충 읽는 저 습관을 뜯어고치는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문제가 요구하는 답과 관련된 키워드를 체크해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문제에 있는 점수표와 비교하면 이 문제에서는 답을 몇 가지 요구하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다. 답을 다 쓰고 나서도 냅다 엎드리지 않고 끝나는 종이 칠 때까지 문제와 답을 비교하며 내가 빠뜨린 부분이 없는지 계속 확인했다. 이런 과도한 노력이 있었어서 그런가, 내가 봤던 마지막 임용고사의 성적은 상당히 좋았다. 어쩐지 자랑 같아서 재수 없는 걸, 쩝.



그럼 지금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느냐, 실수 없이 살면 내가 아니다. 난 여전히 실수를 연발하며 살고 있다. 공문서 안에 있는 숫자 대충 읽기, 숫자 오타 내놓기, 숫자 오독하기 등등... 실수를 나열하다 보니 나는 숫자와 관련된 실수를 정말 많이 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어릴 때 수학을 심각할 정도로 못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약점이 성인이 되어서 이런 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인가.



지금은 이 숫자 관련 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내가 작성하는 문서에 숫자가 들어있으면 더 꼼꼼히 보는 편이다. 희한하게 문자 관련 오타는 거의 없는데 숫자만큼은 꼭 한 두 개씩 틀려있다. 이런 것도 참 재주라면 재주다.



실수 없이 사는 사람이 있던가. 누구나 실수 한 번쯤은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근데 난 이렇게 생각한다. 실수만 최대한 줄인다면 적어도 남에게 피해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래서 난 오늘도 내가 작성한 문서를 상신 전에 다시 한번 읽는다. 오늘은 제발 수정할 사항이 없기를.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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