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나 가슴 속에 초심 하나쯤은 있지 않슴둥?

by 피존밀크




초심만 잃지 마,
그거만 지키면 넌 잘할 수 있어.

이 말은 내가 교육실습을 할 적에 지도교사께서 나에게 마지막으로 해주신 덕담이다. 초심이라... 나의 초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졸업과 동시에 잠시 일을 시작했다. 덕분에 졸업식 날에 그렇게 우울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3달간 돈을 벌 것이고, 1년 뒤 이맘 때는 분명 합격을 할 것이란 야무진 망상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졸업식 끝나고 바로 기간제 할 학교로 가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렇게 한 뒤 일주일인가 뒤에 바로 아이들을 만났다. 참으로 우당탕탕 교직생활을 시작했구나. 그래서 초심과 같은 거대한 철학은 미처 세우지 못했었다. 그저 하루하루 일에 적응해 나가는 것만 해도 훌륭한 시절이었다.



3개월 간의 짧은 기간제 생활을 끝내고 약 3년 간의 임용공부를 했다. 공부하다가 힘들 땐 다이어리에 '교직으로 돌아가면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곤 했다. 대부분 내가 무언가를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설프지만 나만의 교직관을 확립했던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 결실이 아름답게 맺혔다면 참 좋았겠지만 현실은 참 싸늘했다. 이 얘기는 훗날 브런치북에서 푸는 것으로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3년 뒤에나 내 가슴속에 새긴 초심은 바로 '도움이 되는 교사되기'였다.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보면... 도움이 정말 된 경우도 있었고 반면 방해만 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날 만나서 조금은 나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나름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종종 저 초심을 떠올린다. 그럴 땐 주로 일에 치어 정신이 혼미해질 때다. 업무가 산더미라 초과근무를 달지라도 초심을 되새기며 컴퓨터 앞에 앉는다. 신기하게도 그럴 땐 성과가 좋았다. 오, 초심 파워 나쁘지 않은데?



3월이 되면 또다시 나의 정신은 혼미해질 것이다. 초심을 되새기며 정신줄 꼭 붙잡자. 항우울제랑 불안장애약도 잘 챙겨 먹고. 그리고 일단 나에게는 그런 약보다 더 강력한 초심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걸 기억하자.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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