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운전면허 취득기

장내기능시험을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by 피존밀크




자동차 리콜 관련 우편물이 왔다. 가장 빠른 날짜로 예약했음에도 불구 무려 2주 뒤나 점검을 받을 수 있었다. 내 차는 내연기관차가 아닌 관계로 동네 블루핸즈가 아닌 무려 하이테크센터로 와야 한다. 덕분에 이렇게 라운지에 앉아 마사지 체어도 이용하고 공짜커피도 마시니 나쁘지 않다, 귀찮아서 그렇지.



난 운전면허를 21년 1월에 취득했다. 그때 나이가 이미 30대 중반이었다. 어쩌다 보니 당시 함께 주행시험을 봤던 아이들의 생년월일을 봤는데 모두 0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난 학번이 0으로 시작되는데… 큭.



하지만 애석하게도 운전은 내가 거기서 제일 못했었다. 무려 장내기능시험을 실격을 맞아버린 것이다.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아래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내가 사고 친 구간은 오르막에서 내려가는 구간이었다. 평소 연습할 땐 선생님께서 본인 자리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주셨었다. 하지만 시험 볼 땐 그분의 은혜를 입을 일은 없었다. 그래서 난 연습 때처럼 주행 할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내리막을 내려갈 때 역시 밟지 않았다. 내 차는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며 연석을 부딪히고 멈췄다.



그 순간 감독관이 뛰어오시더니 “내리세요! 실격입니다!! “라고 말했다. 내려서 차를 살펴보니 범퍼가 날아갔다. 그래서 10만원의 자기 부담금까지 냈었다. 그 당시엔 생돈이 나간다는 것에만 신경질을 냈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장내기능시험 떨어지는 건 진짜 드문 일이라 하더군. 그 힘든 걸 내가 해냈다 참나.




여기서 나의 불합격이 끝났다면 이 글을 적을 일도 없었겠지. 도로주행시험은 무려 3번을 떨어졌다. 내가 다녔던 학원의 도로주행코스는 4코스였는데 난 모든 코스에서 시험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 숄더체크 안 하기, 횡단보도 위에서 멈추기, 기어 n에서 브레이크 밟지 않아 차 뒤로 굴리기 등등등. 이렇게 써 놓으니 떨어질만했구먼? 그래도 맨 마지막 시험 땐 스스로도 합격을 확신했다. 시동을 끄고 혼자 박수를 치자 평가관님이 “아직 합격이라고 말도 안 했는데 왜 손뼉 쳐요?”라고 말하셨었다. 하지만 그 뒤로 바로 합격이라고 하셨음. 이 츤데레 아저씨 같으니!



바로 운전을 하면 좋았겠으나 실제 운전은 취득일로부터 1년 뒤에나 할 수 있었다. 워낙 전적이 화려한지라 도로연수를 꽤 많이 받았는데 의외로 평가상황이 아닌 실제상황이 운전하는 게 수월했다. 물론 당시 나의 출퇴근길이 매우 단순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나름 4년 차 드라이버가 되었다. 주차 중 사고를 소소하게 쳐서 남의 차와 내 차 많이 긁어먹긴 했지만 그래도 도로 위에서 사고 친 적은 없다. 근데 이렇게 입찬소리하면 안 되는데… 앞으로도 부디 도로 위에서 사고 치지 않기를, 베스트 드라이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남에게 피해 주는 드라이버는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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