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는 세상에서 집이 제일 좋아
오늘로써 집 밖을 안 나간 지 어언 3일 차가 되어 가고 있다. 원래는 이럴 생각은 없었다. 근데 눈을 떠서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면 집 밖으로 나가고 싶단 생각이 쑥 들어간다. 특히 어제는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지 않았는가. 그 함박눈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오늘은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겠어."
난 언제부터 이리도 집을 좋아했던 말인가. 학창 시절엔 집이 싫었다. 그리고 집에 있고 싶어도 학교에 늦게까지 있어야 했고 주말에도 이런저런 학원을 다녀야 했었기 때문에 집에 붙어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집에 콕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당시 나의 모교는 정문에서부터 공사판이었기 때문에 대학가의 낭만 그런 것 따윈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학교에 애교심이 많았느냐? 그것도 절대 아니었다. 그래서 학교 끝나면 짐을 챙겨 부리나케 집으로 향하곤 했다. 학교와 집의 중간 지점인 팔달문(남문)이나 수원역에서 쓰잘떼기 없는 자잘한 것들을 사모으며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집엔 열심히 갔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생활도 난 은근히 즐겼다. 남편은 답답해 미쳐버리는 모습이었지만 난 저 위험한 이불 밖 세계로 나가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리고 손가락만 있다면 스마트폰 속 앱으로 각종 산해진미를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데 뭐가 걱정일까. 그래서 당시엔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거 외엔 정말 외출을 안 했었고, 코로나19에 확진되었을 때도 자가격리를 철저하게 지켰다.
이렇게 시린 겨울이 되면 나의 자가격리 사랑엔 끝이 보이질 않는다. 집에서 드립커피를 내려서 컴퓨터로 타자를 치는 이 시간이 나는 제일 행복하다. 왜 쓸데없이 추운데 나가 사서 고생을 할까! 이렇게 추운 날엔 집이 최고다.
내일은 두피관리 때문에 본의 아니게 밖으로 나간다. 나간 김에 최대한 바깥일을 다 처리하고 행복한 나의 집으로 얼른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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