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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끝에 대청소

by 피존밀크




여행 가기 전에 최대한 해놓으려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청소'. 대청소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깔끔하게 집을 정돈해 놓고 떠나려고 한다. 그 이유는 달콤한 유랑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나의 집이 고요히 정돈된 모습으로 날 맞이해야 비로소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깔끔한 집이 날 반겨줬으면 좋겠다는 말이로구나.



3박 4일 만에 들어온 집은 어쩐지 새집 냄새가 난다. 2년 전 여름에 입주한 아파트인데 아직도 새집 냄새가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짐을 풀지도 못한 채 거실 앞뒤 창문을 활짝 연다. 바람은 시리지만 제주도의 칼바람에 비하면 솜털 같은 질감으로 느껴진다. 근데 환기를 아무리 시켜도 집안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었던가.



여행 후 맘 편히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청소를 부지런히 시작했다. 여행 직전에 주문한 스팀청소기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무선청소기에 익숙해진 터라 오랜만에 들어본 유선청소기는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묵직함 속에서 폴폴 풍겨져 나오는 스팀은 우리 집 바닥을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준다.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청소시간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보다 더 깔끔해진 집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아줌마다. 이렇게 청소를 열심히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3월이 되면 집은 또 엉망진창이 되겠지. 그날이 오기 전까진 집을 열심히 쓸고 닦고 아껴주자. 그것 역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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