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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되어본 소감

역지사지가 절로 되었다

by 피존밀크




기간제 교사 시절, 2월 요맘때 마음이 참 분주했었다. 이 시즌이 기간제 교사로 채용될 수 있는 마지막 주이기 때문이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학교에 원서를 넣은 뒤 합격 통보를 받았던 학교는… 솔직히 그리 많지 않았다. 합격보단 불합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 그런 면접들이었다.



임용이 붙고 가장 좋았던 점은 저 지긋지긋한 기간제 교사 면접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었다. 면접관들은 별생각 없겠지만 나 같은 사람들은 생계가 걸린 문제라 피가 바싹바싹 말랐었다.



그랬던 내가 오늘 처음으로 면접관이 되어봤다. 기간제 교사를 뽑는 자리는 아니고, 다른 인력을 채용하는 그런 자리였다. 긴장된 표정으로 입실하는 얼굴들을 보니 과거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이 면접이라는 환경은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을 참 경직되게 만든다.



면접을 마치고 점수 누계를 내는 시간. 지원자 8명 중 5명을 뽑는, 뽑힐 확률이 굉장히 높은 그런 면접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면접관 3명 모두 똑같은 사람들을 탈락자로 뽑았다는 점이다.



한 탈락자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참 지쳐 보이는 얼굴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관리자 역시 “그 지원자는 너무 지쳐 보이는 관상을 가졌어!”라고 말씀하신다. 사람 생각이 어쩜 이리 똑같을까?



관상은 어찌 보면 비과학적인 잣대인데 이런 자리에서 관상 이야기가 나오니 뭔가… 이곳도 결국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해당 탈락자는 관상보다는 태도 및 답변에서 미흡했기 때문에 떨어지셨다. 오해하지 않으시길!)



새삼스레 내가 면접을 봤었던 학교들의 면접관들은 나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을지 궁금해졌다. “저 사람은 관상이 꼭 슬픔이 같아!”라고 말하며 날 떨어뜨리자고 말했었을까. 난 그들에게 어떤 지원자였을까?



어쨌든, 오늘 합격한 분들 모두 축하드리고… 탈락한 분들도 부디 더 좋은 자리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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