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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추천11]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젠 K문화의 시대

by 앨리쨔

자, 학기에 치였던 추레한 대학원생에게 방학이 찾아왔다. 귀중한 방학의 첫번째 컨텐츠는 항간의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아이들만 이 재밌는걸 본다고? 늙은이는 안된다? 흥, 으른들도 같이 살펴보자.


감독: 메기 강, 크리스 아펜한스

출연: 아덴 조, 안효섭, 메이 홍, 유지영, 김윤진, 켄 정, 이병헌 외.

장르: 어반 판타지(99분)

정보출처: 나무위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KBS뉴스


K시리즈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제목에서 사실 두려움을 느꼈었다. 한국의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두유노 BTS?" 밈에 이어 이젠 이런 애니메이션까지 나오게 된 건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과연 이 애니메이션에서 그려지는 한국의 모습이 '두유노 한국'을 벗어났을까 싶은 의문이 솟아올랐다. 줄거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말하자면 한국을 아느냐고 되묻는 대신 이 드라마는 '이미 알잖아 즐겨'의 태도로 재밌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악귀들로부터 이 세계를 지키는 아이돌 미라, 루미, 조이이다. 세 사람은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로 활동하며 그들의 노래와 팬들의 사랑을 통해 악귀들이 넘나드는 혼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금혼문으로 악귀들을 완전히 물리칠 날이 머지 않았는데..... 지하에서 올라온 사자보이즈가 나타난다. 여타 아이돌들처럼 조각같은 외모, 복근, 노래와 랩 실력을 고루 갖춘 그들은 저승사자로, 헌트릭스의 팬들을 빼앗아 악귀들을 세상에 풀어놓으려 한다. 그들을 해치우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쉽지 않다. 슈퍼 아이돌들이 각자의 비밀과 어려움을 딛고 악귀들로부터 세상을 지켜낼 수 있을까....?


볼만한 이유1: 말그대로 한국적인 소품과 배경

'한국적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는가. 보통은 단청이나 한복, 어떤 옛스러운 것을 떠올린다. 그런 보편적인 인식을 뛰어넘어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스러움을 현대성과 친근함으로 드러냈다. 삼*수 물병이나 김밥엔 컵라면, 목욕탕 등등 우리의 일상들이 자연스레 자리한다. 또 뭘하든 먹고 시작하고, 친구라면 같이 사우나 가고 싶어하며, 아프면 한의원 먼저 찾는 한국인의 심연에 심어진 기본 설정값을 재미있게 드러냈다. 거기에 저승사자와 귀문 등의 전통무속신앙과 K아이돌의 세련되고 힙한 현대문화가 합쳐져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으레 히어로물이 다 그렇듯 내용 상에서 유치한 면이 남아있지만 이런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콘텐츠였다.


볼만한 이유2: K아이돌의 온상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D사들의 노래를 제외하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노래들은 너무 아동에게 맞춰지거나 어딘가 촌스러운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추측하건데 안그래도 부족한 예산에서 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은 더더욱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애니메이션은 노래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인 것만은 확실하다. 당장 헌터릭스와 사자보이즈가 여기서 부른 노래로 아이돌 데뷔한데도 전혀 반박의 여지가 없는 그런 퀄리티를 지녔다. 이야기의 특성상 아이돌 무대 의상과 무대 구성들 또한 볼 수 있는데 실제 한국 아이돌들을 참고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세련되고 즐거운 노래와 더불어 화려한 무대가 이 애니메이션의 볼만한 이유가 되겠다.


볼만한 이유3: 멋진 언니들의 무대 뒤

헌트릭스는 선망의 대상을 뜻하는 'idol'에 걸맞는 멋진 언니들이다.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싸움까지 힙하다. 하지만 무대 뒷모습은 때로는 귀엽고 대견하다가 또 가끔은 공감되고 안쓰럽기까지하다. 러닝타임이 1시간 반이 좀 넘는 짧은 시간임에도 이 모든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물론 모자른 것 같으니 시즌 2도 내놓으라 하고 싶지만. 무튼 세 캐릭터의 각각의 매력을 엿보고 싶다면 보길 추천한다.


한줄평(★★★)

손녀도 이모도 엄마도 할머니도 같이봐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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