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서울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역으로 향하는 길,
온 동네의 까치가 다 모였는지 반갑게도 울어대며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기이한 경험을 했네요.
"얼마나 큰 기쁜 소식이기에 이렇게도 많이들
와서 축하해주니 얘들아~~!!"
그렇게라도 생각을 자꾸 하고 싶었습니다.
긍정만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어서기도 하기
때문에 더 습관처럼 합니다.
애써 강하게 말하고, 늘 밝게 웃기도 하며,,
때로는 묵묵히 조용한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보내지만 상처받기가 무서워 그랬나 봅니다.
좋은 얘기만 듣고 싶었네요.
좋은 일 들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다 그렇겠지만 정신 건강에는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잊혀지기도 하니까요.
어제 딸에게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너무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라고 했네요.
아기때 이후로 처음이네요.
잘 돌보지 못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사춘기를
허물 벗듯 천천히 벗어내는 딸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왜 그렇게 남자아이 대하듯 하면서 강하게
군대 얼차 시키듯 군기 잡아가며 키웠을까요..
케잌 위에 올려진 부드러운 생크림처럼 하얗고
순수한 영혼에 여자아이를..
자기 방어라도 하듯그래서 더 서로 날 세우며
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을 쏟아내며 찔러댔을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안감힘을 쓰는 아이를
왜 그렇게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내려오는 기차에서 아이들 어릴적 얘길 하다가
눈시울이 붉었진 친정엄마에 말씀이 생각납니다.
"첫째 딸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줘라"
"그 어린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도닥거려 줘라" 하셨네요.
그러고 나서 한참을 얼굴을 보고 있는데,
엄마 눈에서 눈물이 차오르더니 소리 없이
마구마구 흘러내렸습니다.
왠지 저한테 하시는 얘기처럼 들렸습니다.
몇 년을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저한테 얘기하신 거였다는 것을..
왜 그리도 못 알아챘을까요..
어린 시절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엄마..
평생을 일에 매여서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고,
당신조차 돌보지 못한 날 들이 스쳐지나갔나봅니다.
"예쁜 옷 입고, 항상 이쁘게 하고 다녀,,
먹고 싶은 거 맛있는 거 사 먹고, 아프지 말고,
애들하고 남편하고 여행도 다니며 행복하게 살아"
기억 속에 엄마는 늘 작업복을 입고 계셨습니다.
다 낡아서 무릎은 닳았고 여기저기 실밥이 터진..
화장기 없는 얼굴에 일에 찌든.. 그 모든 힘겹던
삶이 내려앉은 주름살..
외식 한번 없이 퇴근 후 늘 집에서 간단하게
차려진 집밥들.. 먹기 싫다며 문 쾅닫고 방으로
들어가버린 사춘기 그시절 그때 속없던 나..
나이 들어도 이쁘게 다니라고, 밥 하기 귀찮은
날은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헤프면 안 되지만
고집스럽게 아등바등 하지마라 하시며 눈을
감으십니다.
당신께서 돌아보니 얻은 건 원치 않았던 병과,,
세월에 흔적들,, 가족에게 미안함,, 이 아닐까..
뇌종양 재발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부산으로 내려오는 열차 안은 싸늘하기만 했습니다.
까치야..더 좋은 소식 있는거지??기다릴께..
제발..꼭 좋은 소식 가득하다고..
25.8월 부산으로 내려오는 ..ktx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