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너

by 데미안



' 그녀의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 '

파트리크 쥐시킨트의 소설 '깊이에의 강요'는
한 미술 평론가가 젊은 여성화가의 전시회에서
이 같은 평을 내리게 되고, 그러면서 평론가의 글이 신문에 실리게 된다
그러자 전시회장에서는 그녀의 그림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작품에는 깊이가 없다는 말을 주고받는다
이후, 그 여류 작가는 '내 그림엔 왜 깊이가 없는 걸까..?' 라며 깊은 번민에 빠진 나머지 '그래 맞아 , 내 그림에는 깊이가 없다' 라며 스스로 자기 결론을 내린다
작의를 잃고 잠도 자지 못하고 약과 술에 의지한 채 정신과 육체는 피폐해져 가고, 집도 엉망이 되어간다
3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좌절과 실의의 깊은 수렁에 빠져 그림 한점 그리지 못한 그녀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젊은 여성화가의 죽음은 각종 언론들에 의해 세간의 화제가 된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그녀의 그림에서 찾으려던 (바로 그) 평론가는

'소박하게 보이는 그녀의 작품들에서 이미 충격적인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사명감을 위해 고집스럽게 조합하는 기교에서, 이리저리 비틀고 집요하게 파고듦과 동시에 지극히 감정적인, 분명 헛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피조물의 반항을,
숙명적인, 아니 무자비하다고 말하고 싶은 그 깊이에의 강요를 읽을 수 있지 않은가? '

라고 그녀의 그림에는 너무나 깊은 고뇌가 스며 있다는 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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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전의 작품과 죽음 이후의 작품을 바라보는 이 부조리하고 모순된 착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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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얼마나 허약한가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은 기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 겨. 지. 는 허상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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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눈으로 자신의 삶은 바라다본다면 삶이 얼마나 피곤할까요
언제 어디에 서 있든 자신이 그곳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겠습니다
흐르는 물이 맑으면 세수를 하고, 덜 맑으면 발을 씻으면 되겠지요
작은 소리에 놀라지 않으려면 자신의 내공을
그만큼 키워야 할 테고요
나를 알고 세상을 알 수 있는 혜안..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를
진. 실.로 알 수 있다면 세상 두려울 게 별로 없겠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작가는 자기만의 치열하고 순열한 작업을 통해서만이 자신의 위상을 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류에 좌고우면 않고 오직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은 또 다른 해방이며 행복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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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쥐스킨트
#깊이에의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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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Filipe Melo · Ana Cláudia // Spiegel im spiegel (Arvo Pärt)' 보기 - Filipe Melo · Ana Cláudia // Spiegel im spiegel (Arvo Pärt): http://youtu.be/TA0U22ZMV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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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호 #oilpainting #KIHO #서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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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너, 20-1, oil on canvas, 20F(72.7x60.6) 안기호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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