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8월 21일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시간에 배우는 것으로 '보고하는 글쓰기'가 있다. 관찰, 조사, 실험의 방법으로 체계를 갖추어 글을 쓰는 것을 배우는 시간인데, 교과서에는 자신의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보고하는 글을 쓰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올해 우리 국어과 선생님들은 '자신의 일상생활'을 조금 더 좁혀서 공부하기로 하였다. 바로, '자신의 사회정서'이다.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시간에 '나의 사회정서와 관련하여 보고하는 글쓰기'를 하기로 의기투합한 후, 이제 그 결과를 만나는 시간이 2주 정도 남았다.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심스페이스'라고 하는 일종의 마음 일기 어플도 이 활동을 위한 예비 작업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개학하자마자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 일기를 매 국어시간마다 쓰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본래 국어과의 교육과정인 보고하는 글쓰기를 배우면서 이제 최종적으로 사회정서를 보고서로 쓰기 위한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또 무엇이 한계인지는 끝까지 가봐야 할 듯하다. 하지만 사회정서교육을 공부하면서 어쨌든 나의 수업은 이렇게 사회정서교육의 측면으로 또 달라지고 있다. 게다가 그냥 보고서도 아니고, '나의 사회정서 보고서'라니! 이 수업은 의무교육을 마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다른 것보다 우선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나아가자고 전하는 일종의 선물이다. 그래서 여러 어려움이나 문제와 관계없이, 이 수업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의 나의 사회정서가 훨씬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기분이다. 어쨌든 선물은 주는 사람도 행복한 것이니까.
다만, 조금 어렵기는 하다. 어디에도 없는 사회정서교육과 국어과 보고서 쓰기의 만남! 그래서 잠시 후에도 우리 국어과 교사 셋은 모여서 열띤 토의를 하게 될 예정이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서 에러가 예상되는 지점을 미리 포착하고, 더 원활하게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교사이면서도 나름 개발자로서의 사명(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고군분투하시는 개발자님들께는 감히 개발자를 들먹이는 것이 한편으로는 송구하기도 하지만)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인 SDM/SPS도 이런 식으로 개발된 것 같다. 김윤경 선생님의 SDM/SPS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SDM/SPS는 Social Decision Making/Social Problem Soving의 약자로 사회적 의사 결정과 사회적 문제 해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주로 자기 관리하기, 사회적 인식하기, 사회적 의사 결정하기를 가르친다. 이 프로그램이 앞의 프로그램들과 다른 점은 프로그램 툴키트Toolkit가 아니라 교재, 즉 책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앞의 프로그램들이 기관 같은 단체에서 개발한 것인 데 반해, 개발자가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할 때 실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타나신 한 이름 모를 교장 선생님이자 개발자님. 교장 정도가 되면 어쩐지 뒷짐을 쥐고 훈수나 두며 조금은 학교 현장에서 잘 안보이실 것 같은 선입견도 있는데, 끝까지 최일선에서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실험을 하셨던 분이 있었다. 나도 이를 본받아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3학년 2학기도 매우 신뢰롭고 공정하며 타당한 수업과 평가를 진행하겠지만, 이것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실험일 것이다. 내년의 수업과 평가는 올해의 것에서 점 하나라도 분명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나도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험과 피드백에 조금씩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