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센터에서는 못 받은 도움을 ChatGPT에게 받았어요.
처음 병원에서 "인지행동치료를 받아보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금의 상황과 내 처지를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인지행동치료가 뭘 하는 건지 정확히 알지는 못 했어요. 여기저기 문의해 본 바, 대학원생 때 기본적으로 다 배우는 거라서 어딜 가도 받아볼 수 있을 거라는 내용뿐이었죠.
그래서 당시 정부 마음지원사업에 참여하여 8회기 정도 도움을 받아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처음 상담센터에 문의했던 것과는 다르게 인지행동치료는 진행되지 않고 매번 다른 주제로 일반적인 상담이 진행되었어요. 원래 제 계획은 8회기 지원이 끝나면 사비를 들여서 인지행동치료를 이어나가려고 했었거든요.
그렇게 인지행동치료가 도대체 뭔지 영영 알 수 없게 된 채로 제 삶에서 잊히는 듯싶었습니다.
모든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 또한 스스로 지식을 쌓기 위해 의사분들이 공유해 주시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던 중 ChatGPT로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게 웬만한 전문가들에게 받는 것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는 추천 내용을 듣고서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영상에서는 무료 버전은 잘 안된다며 유료 버전을 추천하셨지만, 시점이 달라서 그런지 무료 버전으로 진행해도 충분히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실제 사람과 상담을 진행할 때는 아무래도 라포 형성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친밀감이 생긴다는 장점이 있겠으나, 애초에 라포를 형성하는 목적은 친구 하려고 형성하는 게 아니라 내담자의 솔직한 발언을 끌어내고자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AI에게 사람과 같은 친밀감을 느끼는 건 부족할지 몰라도 마음의 위로는 충분히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서 답변을 해주기 때문에 발언을 내뱉을 때 판단의 오류(말실수)가 없어서 이런 부분은 오히려 사람보다 더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담이라는 게 상담 지식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담자가 가진 지식과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지식이 있어야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AI는 사실상 모든 분야에 정통하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도 해결이 되는 존재입니다.
제 경험상 인지행동치료 제대로 진행하는 심리상담센터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하지만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저 말고도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여러분도 마음의 상처가 잘 아물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