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를 시청했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중 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는 아들의 사정을 모르는 엄마가 손녀를 맡아 돌보게 되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이 와 닿았다.
어린 아이가 아픈 아빠가 낫게 되기를 빌면서 "아빠 아프지 마세요."라며 엉엉 우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렀다. 실제 이야기가 아님을 알면서도 우는 아이의 모습이 내 아이와 겹쳐지면서 감정이입이 되었다.
예전에는 슬픈 멜로영화 같은 걸봐도 그냥 좀 슬프네 정도였고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돌아가시는 장면을 보면 눈물이 조금 났던 것 같다.
엄마가 되고 부터는 아이가 아프거나, 곤경에 처해 울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 예전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라는 드라마에서 오래 투병을 했던 아이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죽는 장면이 있었는데 극중 엄마가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설거지를 하면서 그렇게 울었더랬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는데 예전에는 그게 나이들면서 생기는 호르몬의 영향인 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이가 들면서 여러 역할을 경험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였다가 어른이 되고,
학생이었다가 회사원이 되고,
딸이기만 했는데 며느리도 되어보고,
나밖에 모르던 내가 엄마가 되었다.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새로운 역할들을 경험 해보게 되고, 전에는 몰랐던 입장에 서보니 여러가지 감정들을 새로 느끼게 된다.
이럴 때 보면 나이가 든다는건 마냥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폭도 조금은 넓어지고,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 할 때도 있다.
여기서 더 나이가 들게 되면 시부모님의 입장도,
할머니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려나.
나중엔 또 어떤 눈물 버튼이 만들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