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점수는요...

by 필독

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요즘은 상담 시즌이다.


얼마 전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의 상담이 있었고 오늘은 초등학생인 첫째의 상담 날이다.


전화 또는 대면으로 상담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번거롭더라도 대면 상담을 택했다.

그래야 전화상으로는 느낄 수 없는 선생님의 표정이나 뉘앙스를 좀 더 자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어린이집 시절부터 여러 번 상담을 했지만 그때마다 나는 작은 긴장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아이가 속한 사회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 가정에서 잘 가르쳐서 아이를 밖으로 내보냈는가 하는 평가를 받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평가할 의도가 전혀 없으시겠지만 남의 입을 통해 자식에 대해 듣는 엄마 입장에서는 괜히 아이의 부족한 부분도 엄마의 부족함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식은 부모의 성적표라더니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선생님께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최대한 포장하여 말씀해 주시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나는 차라리 직설적으로 말씀해 주시는 게 좋다.

그래야 내가 모르던 아이의 모습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가정에서 보완해주어야 할 부분도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 내용에 따라 어깨가 으쓱할 때도 있었고, 또 사소한 일에도 괜히 심란했던 적도 있었다.

상담 다녀온 날엔 남편에게 내용을 공유해 주고 아이를 불러다 당부를 하기도 했었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부분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감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긴 세월 더 많은 평가에 놓일 것이다.

지금이야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상담 주제가 생활 태도 등에 관한 것이겠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면 상담가기 전날엔 잠이 안 올 것 같기도 하다.


상담에서 이왕이면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 엄마의 욕심일까?

선생님께 가정에서 아이를 잘 가르친 엄마로 보이고 싶은 건 아이를 위한 걸까 나를 위한 걸까?


여러 감정을 뒤로한 채 긴장감을 숨기며 엄마의 얼굴로 선생님을 뵈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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