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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Feb 10. 2023

땅은 없지만, 깡은 있습니다.

부장님 왈: (화들짝 놀라며) 땅이 있다고?!?!
나: 네?ㅋㅋㅋ 아뇨. 땅 아니고 깡이요ㅋㅋ제가 깡이 있다고요~~





오늘은 드디어 나의 퇴사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12월까지 근무했으니 퇴사한 지 이제 한 달 하고 절반이 되어가는 중이다. 앞선 부장님과의 대화는 퇴사 후, 함께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 중 일부였다. 내가 퇴사한 결정적 이유는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위함이다. 2월 20일 뉴질랜드로 출국을 앞두고 있다. 다들 호주랑 헷갈려하시는데, 호주 아니고^^ 호주와 가까운 옆 나라 뉴질랜드다. 이제 10일밖에 안 남았다. 너무 분주해서 그간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이 밀렸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ㅎㅎ




아무튼, 어디서부터 얘기를 하면 좋을까.

어떻게 워킹홀리데이를 결심했는지, 아마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것을 제일 먼저 궁금해하지 않을까 싶다. 벌써 올해 서른. 만 나이는 아직 20대. 적지 않은 나이에 워홀을 결심했던 건, 대학교를 다닐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고등학생 땐 커서 세계일주를 다니고 싶었다. 그게 엄청 멋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또 대학교에선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국제 NGO를 생각했고, 그 후엔 워홀을 생각했다. 사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그저 내가 사는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25살에 해외취업을 하고 싶었을 땐, 엄마의 반대에 잠시 마음을 접었다. 너무 맨 땅에 헤딩이다, 그래도 너의 전공을 살려 일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엄마의 합당한 말씀에 방방 뛰는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엄마는 항상 내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셨던 것 같은데, 하나밖에 없는 딸이 무턱대고 혼자 해외에 나가겠다고 하니 여러 방면에서 걱정되셨던 것 같다. 그땐 서운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



첫 직장을 퇴사하고 해외여행이라도 혼자 도전해볼까 싶었을 땐, 코로나가 막 진행 중이었고 해외로 가는 문은 모두 막혔다. 그리고 두 번째 직장을 안정적으로 다니던 2021년 12월에, 남자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나는 워홀을 못 가본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런 나에게 남자친구는 후회는 그만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라 했다. 하고 싶으면 도전하라고. 짧게 반성하고 단순하게 행동하면 된다며 나의 도전을 응원해 줬다. 그 얘기를 듣고 접어두었던 용기가 고개를 들었다.


'지금 이 나이에 그래도 되는 걸까? 이게 그렇게 단순한 건가?'

생각과 걱정이 많은 나는 이성적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원하는 마음은 또렷하게 보였다. 마침 해마다 연락을 이어갔던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언니와 22년도 1월에 보이스톡을 하며 결정을 내렸다. 


그래. 한번 도전해 보자.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2022년도 1월, 내 나이 스물아홉. 나는 서른을 앞두고 워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땅은 없지만, 깡은 있는 나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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