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쉬고 브런치에 글 써야지.'
생각하면서도 꽤 오래 글을 쓰지 못했다.
이 화면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게 얼마만인지.
7월 이후로 쓰는 것이니 5개월이 넘었다.
뉴질랜드에서도 느꼈지만, 나는 마음이 힘들면 글을 쓸 힘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몸이 힘들면 모를까. 우울하고 무기력하면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역류성식도염으로 몸이 아팠을 땐, 그에 대한 분노 에너지로 글을 썼는데.
우울증은 내 안으로 파고드는 감정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꾸만 나를 주저앉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집 안에만 콕 박혀서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녔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고 혼자가 되고 나면 공허함이 밀려왔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하는 동안 일기를 자주 썼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의 우울한 감정을 일기를 쓰며 배출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시원하게 배출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할 수는 없으니,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일기를 선택한 것뿐이었다.
뉴질랜드를 다녀오고 꽤 오랜 시간 만났던 사람과 헤어졌다.
그것이 내가 그동안 글을 쓰지 못한 이유다.
몸이 멀어지니 마음이 멀어져서 그런 건 딱히 아니었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서로 결혼을놓고 볼 때,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 다 같은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좋게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이별'이란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고 괴로웠다.
조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힘들다.
그와 별개로 삶은 살아내야 하기에 꾸역꾸역 버텨왔다.
그리고 여전히 하루살이처럼 버텨내는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이 약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나도 나만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도 있겠지만,
그전에 먼저 내가 홀로 있을 때도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