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린이집 가기 싫어요! 같이 놀아요.”
아침부터 둘째 투정이 심하다. 항상 주말마다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밖이 그립고, 뛰어노는 게 더 행복한 4살 아이의 모습을 보니 나도 참 안쓰러웠나 보다. 그래서 급하게 휴가를 쓰고 아이와 시간 약속을 잡는다. 오늘은 일찍 하원을 시켜줄 테니 같이 신나는 곳을 가자고 이야기했다.
둘째는 코로나가 막 시작할 무렵 태어나서 키즈카페가 어떤 곳인지, 어린이 대공원이 어떤 곳인지 모른다. 아무래도 감염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외부활동을 자제한 탓도 있지만, 아이에게는 역시나 뛰어노는 게 행복한 것인데 아무래도 욕심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요즘 아이들에겐 태블릿 피씨가 장난감이고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친구라 하지만 아무래도 뛰어노는 것만 못하다. 장난감을 만지고 놀며 감각을 익히고, 상호작용을 배우는 것만큼 좋은 교재가 없다만, 혹시라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아이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은 게 아닌가 싶다.
둘째는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집에 있는 인형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어디서 봤는지 기억을 되살려 블록으로 비슷하게 만들어 예전에 지나가다 본 곳이라고 설명해 준다. 물론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니 자신만의 단어를 만들어 낸다. 놀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인가 “아빠 쪄매 해줘요.”라고 한다. 뭔가 고민했더니 하늘 높이 올려서 슈퍼맨 놀이를 해주는 건데, 단어가 기억나지 않으니 “쪄매”라는 자신만의 단어를 만든다. 인형 친구 이름도 통이, 삐삐, 까츄 등등 자신만의 이름을 만든다. 통이는 원숭이란 발음이 힘들어 만든 단어고, 삐삐는 어디서 들었는지 맘에 드는 동생 인형 이름은 다 삐삐라 한다. 당연히 까츄는 피카츄다. TV를 보여준 적은
없으나 아이가 피카츄는 자주 보다 보니 까츄라고 하다 요즘은 피카츄라고 정확하게 발음한다.
언니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쿠로미는 둘째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다. 지나가다 쿠로미를 보면 “쿠로미”를 사달라고 조른다. 그리고 언니에게 선물로 준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면 행복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다. 4살 아이에게 모든 짧은 상호작용이지만,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 행동하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던 듯하다.
3시 좀 넘은 시각. 어린이집으로 찾아간다. 아이는 이미 흥분해 있다. 어딘지는 모르나 놀이터를 간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한 모양이다. 그리고 아이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키즈카페는 천국과 같다. 집에 있는 것과 같은 장난감을 찾으며 “이거 우리 집에 있는 거예요.”라고 이야길 하고, 비슷한 건 비슷하다 이야길 해준다. 분명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며 새로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것도 찾아보니 너무나 행복한 모양이다.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친구들은 없다. 혼자 노는 게
아쉬울 법 하지만, 아직은 새로운 장난감과 함께 노는 게 행복할 따름이다. 아이게게 새로움을 전해주고 상호작용을 가르칠 수 있으니 교육적으로도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아이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니 더욱 의미 있는 시간 아닌가?
아이는 정신없이 놀다가 아빠를 바라본다.
“아빠. 이제 나 혼자 놀 수 있어요.”
“왜?”
“언니 학원 끝나면 언니도 함께 놀자고 해요.”
항상 공부 때문에 정신없는 언니가 안쓰러운 모양이다. 아이는 자신 혼자만 노는 게 미안했는지 언니도 같이 놀자고 한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