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군대는 부조리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을 미덕으로 삼는 곳이었다. 군 생활 동안 말도 안 되는 부조리와 싸우고, 그 부조리를 향해 소리쳤지만 대부분은 없는 일로 취급되기만 했다.
1. 한 간부는 언제나 경유차를 탑승했다. 어차피 군부대 기름은 정확하게 계측되는 게 아니니, 이게 몇 리터 조금 가져간다 하더라도 티 안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심지어 엔진오일, 워셔액 등등 여러 치장 물자는 자신이 사용하기 위한 것. 어차피 서류 몇 자 조정하면 끝일뿐이다.
2. 두 번째 부류는 애교다. 군 차량 세차장을 자신의 진급을 위해 사용하는 케이스인데, 자신의 진급에 도움이 되는 사람의 차량을 열심히 세차를 해준다. 물론 그 세차는 사병들의 몫이다.
3. 세 번째 부류는 군 규정을 활용한 케이스로, 병사들이게 매월 1회 지급되는 소주, 맥주, 삼겹살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인당 소주 1/4홉, 맥주 1홉을 어떻게 계산하고, 삼겹살 인당 몇백 그람을 어떻게 체크할 것인가? 그러니 그냥 가져간다. 당연히 그 고기와 술은 개인 취식용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4. 네 번째 부류는 병사들을 이용항 케이스다. 신병이 들어오면, 신병이 가지고 온 현금이며 카드를 본인이 보관해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현금이며 카드는 개인 보관이라는 명목아래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잘 사용하면 다행이지만, 사병들은 그 돈을 전역 때까지 받을 수 없다.
5. 다섯 번째는 지인이란 이름 아래 만든 케이스로, 지인은 다름 아닌 자녀의 직장 상사 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평생에 생전 존재하지 않는 주임원사 공관병과 같은 자리가 만들어진다.
6. 개인 용무를 이용하는 케이스로, 민간인 친구의 차량을 대리운전 시키는 케이스이나 사병들은 밖에서 햄버거나 담배를 살 수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7. 장교들은 후임 장교들을 활용해 대학원 리포트며 논문이며 열심히 작성을 시킨다.
이런 일들은 그들에게는 일상이었으니, 자신들이 생각하는 답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난 그 모든 것들과 전면으로 싸웠다. 심지어 자신의 소대원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인터넷 쇼핑몰의 적립금을 챙기는 부류는 그저 애교에 지나지 않았다.
그 문제를 전면으로 이야기했을 때 난 더 이상 군 생활도 순탄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일을 겼으며 전역을 한다. 당연히 지금도 바뀐 것은 없다. 그리고 회사에 취업을 하지만, 그 부조리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난 그저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
그리고 그 인생을 이겨나가기 위해 몸부림쳤고, 겨우 그 일의 원인을 찾았을 뿐이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한 여정은 우연히 겪은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그건 겨우 옷걸이 몇 개 때문이었다.
(1부 끝)
사실 많은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었지만, 결국은 그때의 그 사건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적은 내용은 99%의 경험과 1%의 각색이 더해졌지만, 그 1%가 과장되었을 수 있습니다.
원래 첫 제목은 “진흙탕을 뒹구는 들개들”이라는 지극히 자전적 소설의 한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였습니다만, 그 사건 자체도 결국은 제가 지켜본 사건이기에 침묵할 수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부조리”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그 부조리를 이겨내는 한 사람의 모습이나, 현실의 저는 침묵을 했습니다. 이제 저는 경험 99%의 강도를 좀 더 줄여볼 생각입니다. 그 사건에 대한 진실은 당연히 이야기해야 하나, 관련된 사람들의 보호를 위해 이제늗 99% 각색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잠시 다른 글로 준비를 하다, 왜 들개들이 진흙탕을 뒹굴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제는 현실의 저와 가상의 제가 분리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