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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Mar 17. 2024

나는 왜 사진을 찍고, 왜 글을 쓰는가?

언젠가부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오질 않았다. 아마 어린 시절 마음속 깊이 품고 있었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한 장면과 같은 사진을 계속 꿈꿔왔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라이프" 잡지에 투고할 만한 그런 멋진 사진들을 찍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철 없이, 아니 사진이 뭔지도 모른 체 그 비싼 카메라를 사러 충무로 매장으로 달려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메라를 처음 샀을 때, 사진이 만들어주는 매력보다도 그 사진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경험했다. 순간의 표정이나, 주위의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질 못했다. 그저 멈춰있는 한 순간만을 찍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게 좋았다. 남들이 바라보지 않는 그 모습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찍기 위해 주말 아니,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 가방을 질끈 동여매고 어디든 발이 닿을 때까지 걸어가곤 했다. 때론 허탕 칠 때도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내 눈앞에 보이는 순간의 것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단 생각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 댔다.

사실 난 글 쓰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첫마디는 "뭔 소리야?"였다. 그렇다. 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조차 모를 때가 많다. 아니, 머릿속에 많은 이야기와 생각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걸 가지고 멋진 이야기로 표현했으면 하지만 단지 뒤죽박죽일 뿐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이니 아무리 많은 글을 쓴다 하더라도 멋진 글로 나오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글 때문에 기쁜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있었으니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땐 사진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고, 사진을 찍기 힘들 땐 글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전문적으로 사진과 글을 배우지 못하였으나, 무언가 기록을 남기겠단 의지가 멋진 글을 만들어 낼 때가 종종 있었다. 마치 기자가 된 것처럼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고 글을 써 보며 무언가를 남겨야겠단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부분이 걸림돌이 되었다. 


"무언가를 남겨야겠단 생각이 결국 집착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지. 

결국 내가 찍는 사진 한 장, 글 한 문단이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니란 것을...


그래서 다시 써보려 한다.

내가 정말 쓰고 싶었던 글.


Like가 많은 글 보다...

정말 쓰고 싶은 글과 찍고 싶은 사진을 써보려 한다.


그리고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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