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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Apr 20. 2024

사진으로 진실을 말하다.

영화 "사울의 아들" 리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 중 하나는 "존더코만도"의 존재이다. 존더코만도(Sonderkommando)는 그 이름으로 "특별작업부"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존더코만도로 선택된 사람들이나, 가스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나 똑같이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태인이었단 사실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 "가스실"을 고안했으며, 영화 "쉰들러리스트"나 그 외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가스실 학살에서 처럼 유태인들에게 안심을 시키며, 단지 목욕을 할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순간 죽음의 가스가 나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후의 모습을 알지 못했다. 그 수 많은 시체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그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일부 선택된 유태인들이 "존더코만도"로서 시체를 옮기고, 소각하며, 목욕탕을 다시 청소하는 역할을 했다.


주인공 사울은 존더코만도 중 한명으로 유태인 수용소에 수용된 사람 중 한명이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가스실을 청소하던 중, 아직 죽지않은 아들을 발견한다. 독일군 군의관은 죽지 않은 아들을 아무렇지 않은 듯 죽여버렸고, 사울은 죽은 아들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랍비를 찾기 시작한다. 필요가 없으면 당연히 죽을 수 밖에 없고, 필요가 있어도 4개월이 지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그곳에서 랍비를 만난 사울은 명복은 빌어줄 수 있으나, 기도를 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낙심하던 중 아우슈비츠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사진을 찍을 기회가 생기게 된다.


우리가 몰랐던 그 사실들. 사람이 사람을 학살하는 그 순간에, 그 학살의 현장에서 시신을 처리하는 존재 마저도 4개월이란 기간이 유예되어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남아있는 것은 단지 죽음밖에 없을 뿐이다. 그리고 그 존재를 독일은 부단히 숨기려 했었고, 몇 장 남은 사진 덕분에 우리는 그 진실을 알 수 있다. 영화 "사울의 아들"에서 존더코만도 사진은 에피소드 중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흐릿한 사진 4장이 역사의 진실을 알려주었다.

필름은 치약통으로 몰래 밀반입 되었다. 그리고 남은 사진은 고작 4장. 그 사진조차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진도 마찬가지로 이름이 아닌 숫자로 남겨있을 뿐이다. 존더코만도 사진 280 ~ 283으로 명칭된 사진. 그 사진을 찍은 존더코만도의 모습과, 그 속의 비인간적인 현실이 사진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이 영화를 설명하고자 한 것은 단 한가지 목적이었다.

"Street Photography"에 대한 나의 생각을 남겨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분명 영화는 보기 어려운 영화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진. 그리고 그 사진이 남아있음을 통해 우리는 진실을 알아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 사진을 찍어 나갈 뿐이다.


No. 280 : 시체를 소각하는 장면


No. 281 : 시체를 소각하는 장면


No. 282 : 가스실로 끌려가는 여성


No. 283 : 마지막 사진. 아마 촬영자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급하게 뷰파인더를 위로 올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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