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바람 Oct 14. 2024

스텔라의 시선

스무번 째 사진과 글 한 덩이

스텔라가 태어났을 때, 가지고 있던 카메라는 캐논 60D였다. 나름 크롭 바디 중 플래그십 바디이기도 했지만, 결혼 후 신혼여행을 하였을 때 부터 열심히 셔터를 누른 기억 때문인지 셔터막이 두 번이나 망가져 아쉽게 수리를 하지 못하고 버리게 된 기억이 있는 기억에 많이 남는 카메라 중 하나였다.

스텔라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Sigma 18-35 f1.8 렌즈로 하루 하루의 기록을 남기도 보니, 심한 경우에는 하루 몇 천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으니 스텔라에게는 “카메라”라는 존재와 “사진”이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나 익숙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피아가 태어난 그 순간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라 조리원에서 엄마와 2주 넘게 격리가 되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소피아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 더군다가 밖에 외출을 나가는 것도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나갈 수 없다보니 소피아의 사진은 스텔라 만큼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걸까? 소피아는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는 건 좋아하지만, 사진을 찍으려 하면 항상 피해다니곤 했다.

그래도 두 딸 아이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나름 핸드폰이나 어린이용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스텔라는 아빠가 가지고 있던 몇 안되는 사진집을 보며 나름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할지 고민해 보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글을 쓰거나, 다이어리를 꾸미기 보다 핸드폰 동영상 기능으로 유튜브를 찍는게 하나의 놀이 처럼 인식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진을 찍는건 “스노우 앱”을 통해서 이쁜 모습을 남기기도 하는 것도 하나의 일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약간의 사진 기술만 알려주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쁜 사진의 구도를 찾아내어 사진을 찍곤 한다. 그 날도 마찬가지다. 스텔라는 동생 소피아의 이쁜 모습을 찍어주고자 길에 떨어져 있는 꽃 한 송이를 집어 들고 포즈를 취하라 했다. 그리고 찰칵 하고 찍은 사진 한 장.


때론 우리가 고민하며 찍는 사진보다, 아이의 시선으로 찍는 사진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주곤 한다. 수 많은 편집 기법과 구도가 아닌 아이가 생각하는 투박한 방식으로 이쁘다 생각하는 딱 그 모습. 그게 어쩌면 아름다움의 본질이 아닐까?


Lieca SL, Sigma 24-70 DG DN F2.8
이전 21화 좋은 사진 그리고 나쁜 사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