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부산에 도착하였지만, 어찌 보면 부산의 첫 날은 오늘 부터 시작입니다. 스텔라는 아주 어린 나이(그래봐야 2살 입니다.)일 때 부산을 간 경험이 있지만, 소피아는 부산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부산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를 나이이지요. 저도 특별히 부산에 연고가 없기 때문에 막연히 부산이 어떤 곳인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바닷가 근처이며, 항상 부산에 사는 친구들이 "진짜 부산을 안 가봐서 그래."라는 이야기를 하는 상상속의 공간일 뿐이었지요. 물론 부산은 서울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높은 고지대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해운대 입구에 있는 화려한 빌딩과 호텔들의 모습이 펼쳐지기도 하니 그것이 부산만의 매력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 우리는 해운대 근처의 숙소를 잡았으니, 해운대 근처를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가 되겠지요.
서울과는 다르게 2월의 부산은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기 때문에 썬글라스가 필수입니다. 저도 몇 년만에 가져온 레이벤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밖을 나갔습니다. (물론 부산은 바다와 가깝기 때문에 바닷바람이 정말 강하게 불어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날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숙소 앞에는 역시나 커다란 빌딩이 있고, 해변 도로를 따라 길을 걷게 됩니다. 이 날의 목표는 마침 부산까지 왔으니 맛있게 먹을 돼지국밥집을 찾는 것입니다. 돼지국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 해안 산책로를 따라 돼지국밥을 한 그릇 시킵니다. 소피아는 어린이 국밥, 우동을 좋아하는 스텔라는 우동 국밥을 시킵니다. 사실 저는 부산 돼지국밥과 순대국의 차이를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먹는 국밥과는 다른 묘한 느낌이 참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맛있게 국밥을 먹은 뒤 해변 도로를 따라 길을 걷다 오늘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차로 이동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부산 감천마을입니다. 한국의 마추피추라 불리는 곳이며,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참 이쁘게 자리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10년 전 감천마을에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마을 분위기와 경치를 구경하는 정도였지만, 10년도 훨씬 지난 뒤 방문하였을 때는 마치 경주 황리단길과 같이 다양한 상점과 체험 공간들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 편하게 산책을 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는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하나의 장점이 있다면 또 하나의 단점이 생긴다고 할까요? 그 시절 감천마을의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감성을 생각하고 방문하였지만, 이제는 또 하나의 문화 체험공간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방문하고 즐기며 웃고 떠드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니 또 다른 새로운 감회가 들기 시작합니다.
저와 가족들은 이 곳을 거닐며 이곳 저곳 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겪게 되는 추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추억이 흑백 사진과 필름 사진으로만 기억되겠지만, 감천 마을의 풍경 만큼은 스텔라와 소피아에게도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날의 사진은 흑백 사진 뿐만 아니라 컬러 필름으로도 사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감천마을의 화려한 색감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흑백으로 바라보는 감천마을과는 다른 느낌. 마치 화려한 색이 건물속에 뿌려지는 느낌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사진은 그런 존재인듯 합니다. 우리의 기억속에 잠시 사라져있지만, 사진을 통해 그 순간의 행복한 기쁨을 남길 수 있는 그런 존재. 그러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기억이 다시 사진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되는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