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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Aug 16. 2022

글 쓰기 한 달째, 작가 지망생 이야기

오래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고 싶었습니다만, 쉽게 용기를 내질 못했습니다. 브런치 연재 심사를 받았다가 탈락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머릿속에는 이미 무언가 글을 쓰고 싶었지만, 쉽게 정리를 하지 못하였지요. 그러던 와중에 최근 들어 많은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직장인이다 보니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게 사실입니다. 결국은 진로 문제입니다만,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 생활 10년이 넘는 순간, 막상 뒤를 돌아보니 제가 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요.


어린 시절 이름 없는 용사들을 위한 장비

하루는 제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쭉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나이 40 넘는 동안 무엇을 가장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게임.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은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몰래 이불 덮어쓰고 모르는 일본어를 사전 찾아가며 이름 없는 용사가 되어 세상을 구하던 영웅의 후예들이었지요. 그중 몇몇 친구는 일본어를 독학하고, 게임의 그림체를 따라 그리다 애니메이션 작화가가 된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는 게임 자체를 잘 하진 못했습니다. 단지, 게임의 스토리가 좋았지요.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고 늘 이야길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모여서 게임에 대한 스토리를 그려보면, 벌써 세상은 수십 번 멸망하고, 아버지는 마왕이 되었다가 다시 영웅이 되고, 아들은 그런 세상을 구하고 쓸쓸히 퇴장하는 무언가 많이 들어봄직한 내용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습장 뒤에 샤프로 꾹꾹 눌러써가며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그 스토리를 보며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 이제 나이가 들어 게임을 해 보려 해도, 사실 집중이 잘 되지 않더군요. 편하게 앉아 1 시간을 몰입해서 하던 게임보다는, 부모님 몰래 이불 뒤집어쓰고 하던 30분의 게임이 더욱 흥미진진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일본어를 모르니 무슨 내용인지 상상만 하며 제 머릿속의 줄거리를 그려나가곤 했지요. 


Peter Brook의 "King Lear"

두 번째는 영화와 연극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학 시절에 저는 할리우드 키드였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국내 개봉했던 영화뿐만 아니라 개봉하지 않았던 영화도 섭렵하던 세대였지요. 삐짜판 비디오뿐만 아니라, 아마존을 통해 DVD를 주문해서 보던 시절. 사실 내용을 안다기보다 더듬더듬 영어 자막을 봐 가며 영화를 이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나마 DVD는 자막을 선택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비디오는 100% 히어링으로 들어야 했습니다. 당연히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머릿속 상상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남들이 안 보던 왠지 "예술"스러운 영화를 보았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훈장과도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셰익스피어를 전공하던 학생이다 보니, 남들이 보질 못했던 셰익스피어 작품을 어렵게 구해서 보고 학교에서 어깨 으슥하던 것이 제 취미 아닌 취미였지요. 그 당시 Peter Brook의 "King Lear"는 항상 몇 줄 언급만 되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요즘이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당시는 DVD도 출시가 안되었던 작품인지라, 본 작품의 비디오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돌아다니다, 지방의 모 교수님이 카피본을 가지고 있단 소문을 듣고, 양주 한 병을 사들고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그 교수님도 카피의 카피를 했던 버전이라 화질도 열악하고, 음질은 정말 그로테스크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 비디오를 다시 카피를 했으니, 엄청난 화질 열화와 음질 열화는 말할 것도 없었지요. 당연하게도 대사는 한 개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머릿속 상상만으로 이해를 할 수밖에 없었지요.


스타벅스 출입증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전 혼자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철없는 40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출퇴근 제 머릿속에는 대하소설이 몇십 편 흘러가고 있으며, SF 판타지부터 시작해서, 첩보 스럴리물 까지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흘러가곤 했습니다. 결국 저의 장점은 "상상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상력만으로는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17년이란 시간이 흘렀던지라 리포트 한 편 써보는 것도 정말 큰 일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노트북을 켜고 글을 써 보려 해도 당연히 제목조차 써 지질 않는 게 사실입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만 할 뿐. 때론 폼 나게 맥북에어를 들고 스타벅스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글을 써 보려 하지만, 당연히 저는 인터넷 서핑만 2시간 정도 하다 나올 뿐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낭 마음 한편으론 저의 상상력을 글로 표현하고 싶단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 머릿속에도 글을 썼던 저의 모습을 상상할 뿐 실제로 실행해 보진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첫째 딸이 찍어준 아빠 사진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고, 정식으로 출사 아닌 출사도 나가게 된 것은 3년이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사진은 그래도 글 보다 접근성이 쉬웠던 게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사진의 테크닉만 숙지한다면, 맘 편하게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당연히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나올 수도 있지만, 재밌는 이미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운이 따라준다면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사진의 기본적인 테크닉만 숙지했을 뿐, 프레임이나 구도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보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사진을 찍는 게 참 재밌더군요. 물론, 저의 주요 모델은 가족입니다. 두 아이와 저의 와이프. 때론 부모님이 저의 모델입니다. 폼 나게 외부 모델을 섭외해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생각보 해 보았지만, 가족사진만큼 행복한 사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한 번씩 거리 사진을 찍으며 제 나름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곤 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사진을 여러 동호회에 올려보아도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연하지만, 제 사진에는 섹시한 모델의 풍만한 가슴도 보이질 않고, 그렇다 해서 입이 쫙 벌어지는 멋진 풍경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가족의 평범한 일상과 우리 주위의 일상의 거리 모습만 담길 뿐이지요. 그러니 사진을 올려도 조회수 몇 명 안되고, 당연히 덧글도 몇 명 없는 그런 사진일 뿐입니다. 그래도 사진을 찍는 게 행복해 종종 찍곤 합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매일 찍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항상 가방 속에는 어떤 카메라든 한 대는 꼭 가지고 다닙니다. 디지털이든 필름이든. 제가 걸어가는 그 순간에 대해서 항상 촬영하고 남기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 항상 사진을 찍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세 번째는 "사진"이었습니다 머릿속에 상상하던 이미지를 2차원 평면의 결과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작업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하나로 묶어보려 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며, 왜 나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지 그 이야기를 써 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들을 쭉 살펴보며, 한 장씩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지난 10년 넘게 찍은 사진이 벌써 4 테라 외장 하드를 꽉 채웠더군요. 이젠 8 테라 짜리 하드를 사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사진을 하나씩 살펴보며, 이야기를 구상해봤습니다. 결국 처음 카메라를 샀을 때부터 시작해서, 어떤 사진을 찍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구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약 4 ~ 5편 정도 글을 쓴 다음 작가 신청을 시도했고, 이렇게 한 달 동안 매일 한 편씩 글을 쓸 수 있는 작가 지망생이 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제 글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퇴고란 걸 해 본 적이 없으니, 단지 맞춤법 정도만 체크하고 글을 올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고집스럽게 제가 쓴 글의 모든 사진은 제가 찍은 사진만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고집이 있어, 때론 사진 한 장 없는 글이 구성될 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목도 참 인기 없는 글이라 자랑하듯 선택하곤 했지요. 그래도, 한 달의 시간이 참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한 분씩 구독자가 늘어 어느덧 23분의 구독자도 생긴 것도 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평생 제 머릿속에만 있을 그 내용들이 23분뿐이지만, 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단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아직 갈길이 멀지만, 꾸준히 글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작가 지망생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도 머릿속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 오르는데, 어느 시점에 공개를 할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당연히, 지금 연재하는 글들을 마무리해야겠지만요. 본 글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연재하는 글 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마칠까 합니다.



1. 책과 함께 하는 일상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은 작가의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제가 좋아하는 책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 - 그리고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저의 머릿속 상상력을 늘려가고자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 한 권을 읽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으며 간단히 밑줄을 긋고 주요 내용들을 정리하곤 하였습니다. 그 내용들을 천천히 읽다 보니, 같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 것들이 많더군요. "서평"이라 이야기 하지만, 책의 내용은 단 한 줄도 없이 진행하려 했습니다. 당연히, 100% 저의 생각만을 적을 뿐이지요. 좋은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불편한 글도 그만큼의 의미가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써 보고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2. 별빛 바람의 생각 나누기

당연하지만 저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견해를 A4 한 페이지 정도에 정리를 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해 보았습니다. 


3. 그래서 난 카메라를 들고 간다

저의 브런치 연재의 첫 시작입니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에 굳이 불편하게 카메라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겠지만, 카메라만의 매력을 나름의 생각으로 정리해 보았던 글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최대한 장비 이야기를 배제하고 쓰려했는데, 어쩔 수 없이 장비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 메거진을 보완하여 구상 중인 브런치 북과 병행하여 진행해볼까 합니다.


4. Street Photography

개인적으론 꾸준히 연재하고 싶은 글입니다. 제가 주로 찍는 사진 장르인 Street Photography를 중심으로 하여, 제가 방문했던 거리의 모습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초상권이 강조되기 때문에, 저의 사진에는 인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거리의 분위기만큼이라도 "거리"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아쉽게도 직장인 신분이다 보니 자주 움직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다양한 거리를 방문하며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5. 셰익스피어가 내게 말했다

오랜 시절부터 꿈꿔왔던 메거진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였지요. 물론, 인터넷 블로그를 뒤져보면 저보다 더 전문적으로 셰익스피어에 대해 연제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이미 15년도 더 전에 학업을 멈추었기 때문에 제가 공유하는 내용은 최신 학문적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최소 10년도 더 전의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셰익스피어를 선택한 이유는 작가 지망생으로서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셰익스피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작품들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유를 해서, 저와 같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양분이 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당연하지만, 한 편 준비하는데 최소 1주일이 넘게 걸려 자주 연재하진 못하네요.


6. 누구나 이해하는 관리회계 이야기

회사 생활 10년이 넘는 기간 단 한 번도 외도하지 않고 관리회계 업무만 종사했습니다. 회사에서 후배들을 상대로 관리회계 아카데미를 운영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난 시점이지요. 제가 알고 있는 관리회계 지식에 대해서 정작 대학에서나 별도 교재를 통해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재무회계 분야에 곁가지로 진행을 할 뿐이었지요. 처음 관리회계 업무를 시작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기에, 후배들에게 저의 이야기 - 업무의 know-how를 전해준다는 생각으로 틈틈이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최종 꿈은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지만, 많이 부족할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7. 오늘 하루도 수고했습니다

아침에 문득 출근을 하다 든 생각입니다. 하루 하나씩 하나의 소재를 회사 생활과 저의 과거 이야기를 접목해서 쓰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해보았습니다. 소재를 찾는 게 쉽진 않지만, 한번 재밌게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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