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사랑과 결혼에 대한 글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하자 브런치에서는 나를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로 분류했다. 한편으로는 '브런치에서 크리에이터들의 글을 어느 정도 추적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과 무관한 글들을 주로 쓰다보니 뭔가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왜냐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글을 너무 쓰고 싶지만, 가족을 주제로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는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이 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일이 너무 많다 보니 다른 주제의 글들도 시간에 맞춰서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시리즈를 쓰는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를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은 '오탈자 하나쯤 있어도 괜찮아' 시리즈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경험하며 나의 이야기를 필터로 삼아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 시리즈의 제목을 '가족의 탄생'이라고 붙인 것은 개인적으로 가족은 그냥,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족이니까, 자녀니까, 부모니까 당연히 특정한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서로 가족이니까, 자녀니까, 부모니까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방식에 '자연스럽게' 맞춰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다보니 가족은 오히려 가족이기 때문에 더 부딪히고 힘들어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 시대에 '가족'의 형태는 인류가 경험했던 그 어느 시대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대부분이 혈통을 중심으로 가족을 규정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렇다면 가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얼마나 현실적일까? 그리고 과연 가족은 우리 시대에 여전히 필요한 존재일까?
내가 이 시리즈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당연히 가족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혼자인 게 편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연 그 편안함이 본인을 위한 최선인지를 우리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가족이 있으면, 결혼을 하면,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힘들어지는 지점들이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당신이 한 가지를 잃는 대신 더 큰 걸 가질 수 있다면 그 큰 것을 갖기 위해서 작은 것을 포기하지 않을까?
이 시리즈가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가족에서 비롯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대간 갈등도, 낮아지는 결혼과 출산의 문제도 개인이나 특정 세대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나는 이 시리즈에서 그 원인을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검토하고, 설득해보려 한다.
이 시리즈에 담길 내용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이 시리즈가 내가 브런치에서 오랫동안 다뤄 온 연애, 사랑과 결혼에 대한 내용과 업으로 연구하고, 고민하고 공부한 사회적인 문제가 결합되는 지점이란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시작하는 게 설레고, 긴장이 되기도 한다. 본격적인 내용은 다음주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