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인가 독재국가인가

명성교회 합병 노회 통과를 보며

by Simon de Cyrene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3월에 명성교회의 합병 또는 세습에 화가 나서 글을 썼다 (링크: 교회인가 왕정국가인가). 그런데 브런치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그 글이 조회수가 올라가 있고, 유입된 검색어도 명성교회가 엄청나게 올라가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개신교 교단들은 해당 교단 내부에 국가로 따지면 중앙정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총회가 있고, 지방정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지역별 노회가 있고, 그 안에서는 또 국회나 지방의회 같은 조직들이 짜여있는데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명성교회의 합병과 관련된 건을 안건으로 상정도 하지 않으려고 하자 친명성교회적 성향을 가진 목사들이 이에 반발을 했고, 강압적으로 명성교회의 합병안을 안건으로 올리고 의결을 해버렸다.


이와 같은 사례를 국가 행정과 비교해서 보자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국가에서 법률을 제정해서 금지하기로 한 행위가 있는데, 실질적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하기 위해서 대통령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행정부에 압력을 넣어서 그 일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법으로 정해진 정족수가 있는데 그 정족수는 (1) 전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야 하고, (2)그 절반 중에 절반이 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 전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투표를 하기 전에 그 자리에 있었으나, (2) 그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반발하여 회의장을 뛰쳐나가서 전체 구성원의 절반은커녕 1/3 정도 인원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그 인원이 안건을 상정해 버리고 통과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게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그렇게 일을 처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를 우회적으로 실행하려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 최순실 씨가 떠오르지는 않나? 지난 대통령은 주어진 권한을 함부로 남용했을 뿐, 최소한 형식적 조건은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고 그 안에서 자의적인 해석을 했지 그러한 원칙 자체를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런 원칙도 일방적으로 무시한 행위이다. 즉, 최순실 사건과 지난 대통령이 한 행위보다 더 악랄하고 심하게 질서를 위배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참고로 명성교회가 속한 교단은 교회법으로 교회를 세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으며, 그것을 우회하기 위해 김삼환 목사는 자신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의 교회와 명성교회를 합병하려하고 있다.


문제는 교인들이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목사들을 비판하고, 그런 비판들이 분명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교회들이 그렇게 되는 데에는 교인들에게 잘못이 있다. 그렇게 망가지는 교회들 안에서 그 교회를 살리겠다며 버티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는데 그건 하나님이 아니라 그 교회를 신성시하고, 우상시하는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교회는 떠나야 한다. 성경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본인의 욕심을 추구하면서 '목회'라는 껍데기만 씌우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교회의 탈을 쓴 집단을 떠나야 목회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교회를 제대로 운영한다. 그런 식으로 교회의 탈을 쓴 집단을 운영하는 집단이 성공하고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은 또다시 그런 사람들을 양산할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주장할지도 모른다. '나 하나 떠난다고 뭐가 달라지냐?'라고 말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 상태의 교회들이 유지가 되는 것이고, 그런 교회들을 모델로 삼아서 따라가는 교회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교회들을 망치는 것은 한두 명의 목회자가 아니라 깨어있지 못하고 백년전쟁 때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는 '이 땅을 <정복>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맹목적인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은 아니면서 교회는 다니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다. '나 하나쯤이야 뭐'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몸이 편하고 부담이 없고 시설이 좋으면 좋다고 웃으면서 다니는 사람들이 이 땅에 기독교와 교회의 주적이고 그 이름에 먹칠을 하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예수님이 메시아라고 하셨을 때 제자들은 서로 그 우편에 본인이 앉겠다며 싸웠지만, 예수님은 이 땅의 왕으로 오시지 않았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은, 아니 최소한 이번 건에서 명성교회와 다른 사안들에서 여러 목사들은 이 땅에서 본인이 왕으로 군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기 전 제자들의 그런 모습과 그들이 다른 점이 무엇이 있을까? 그런 자들의 뒤를 쫓는 자들은 결국 본인도 그런 사람인게 아닐까?


예수님은 없는 집단

아주 어렸을 때 명성교회에 다녔다. 특별 새벽기도회에 어머니를 따라갔고, 항상 강대상 위에 올라가서 김삼환 목사의 뒤를 보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예배를 마치면 나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목사님과 악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김삼환 목사가 내게 우상이 되어있었던 것 같다. 마치 악수를 하고 나면 내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때 명성교회가 어떤 교회였는지 나는 모른다. 워낙 어렸고, 하나님에 대한 고민이나 신앙이라는 것에 대한 의식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명성교회가 보이고 있는 모습은 예수님이 계실 당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과 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에 겉으로 율법을 지키면서 뒤로는 본인들의 이익만을 추구했던 자들 말이다. 교회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 그 아들이 실질적인 세습을 해야 한단 명분도 우습다. 대형교회들 중에서 가족이 세습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후임자가 임명되고 교회가 유지된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 한국교회 중 상당수에 예수님은 없는 듯하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창녀와 세리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의 삶을 본받고, 그런 예수님이 가르치신 복음을 자신의 삶을 던져 전했던 바울의 발자국을 따르려 하는 교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겉으로 화려하고, 몸이 편한 좋은 시설을 찾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만 하나 가득 있을 뿐이다. 지금 한국에 있는 많은 교회들은 오히려 예수님과 바울이 맞서 싸운 이들의 모습을 더 닮아있다. 그들은 교회의 탈을 쓰고 노략질을 하며, 목회자라는 껍데기를 쓴 상태로 이 땅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 수 없게 가림막을 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지 목사의 것도, 장로나 집사와 권사의 것도 아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자신이 다니는 교회와 목사가 하나님과 예수님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 것을 그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다.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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