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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de Cyrene Sep 28. 2018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것이기에

연인을 대할 때 가져야 하는 마음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 해도...

제목을 보고, '이게 왜 연애랑 사랑에 대한 글로 분류되어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사랑, 연애, 결혼에 있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간과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결국 인생을 혼자 사는 존재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살아내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가 그 사람과 하루에 얼굴을 보고, 피부를 맞대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같은 집에 살면서 같이 사업을 하는 부부가 아니라면 그런 시간은 정말 길어도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8시간을 잔다고 치면 우리는 정말 길어도 16시간 중에 많아야 1/4 정도만을 누군가와 함께 그러한 친밀한 시간을 보낸단 것이다. 그나마 그것도 결혼한 사람이나 그렇지 연애하는 사람들은 사실 상대와 시간을 보내거나 전화로라도 대화를 하는 시간은 정말 길게 잡으면 일주일에 14시간, 하루 평균 2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마저도 이 시점에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아닌데, 그렇게까지 대화하거나 뭘 같이 하지 못하는데'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내 과거의 만남들을 돌아보면, 연애 초기가 아닌 이상 난 상대와 하루 평균 2시간을 같이 보내거나 대화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내 인생에 있어서 나만 감당해야 하는 영역은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내 하루 일과를 상대에게 최대한 설명한다고 해도, 상대가 내 하루 일과를 나만큼 잘 알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내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욕심에 불과하다. 그건 두 사람이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아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는 내 하루와 똑같은 분량의 자신만의 하루와 인생이 있고 그 누구도 두 사람의 하루 분량의 일을 완전히 다 소화할 능력은 없기 때문에 그런 바람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인과 배우자에게 의지는 할 수 있지만 절대로 의존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상대에게 의지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상대에게 설명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당신과 24시간 붙어 있는 사람은 당신 말고 아무도 없기 때문에 누구도 그런 설명 없이는 당신과 공감하거나 당신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상대에게 고마워야 하는 이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연애도, 결혼도 할 필요가 없다거나 다 필요 없다는 식의 극단적인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인간은 자신의 인생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지치거나, 상처받고, 분노하는 일들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걸 혼자서 감당할 능력은 거의 없기 때문에 난 대부분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자신에게 받침대의 역할을 할 사람이 누군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본인이 그 필요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뿐, 모든 사람에게는 그런 필요가 존재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연인과 부부는 자신을 특별하게 여겨주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마음을 써주는 상대에게 무조건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 모두가 말이다. 인간은 사실 자신 인생 하나를 건사하기도 버거워하는 존재인데 나와 함께 시간을 쓰고 마음까지 써준다면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아니 그건 사실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그렇기 때문에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자신에게 선물 같은 존재임을 깨닫고 인지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말이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인데, 상대가 그 짐을 같이 맞잡아주고 있으니, 그건 분명 고마워할 일이다. 


이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상대가 내 짐을 덜어주기보다는 짐이 되고 있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우선 그런 불평을 하기 전에 첫 번째로 내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내가 상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모든 관계에서 상대가 보이는 반응에는 다 이유가 있기에. 만약 당신이 상대를 칭찬하고, 위로하고, 세워주는 등 상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당신에게는 짐만 되고 있다면 그 관계는 유지할 가치가 없다. 아니 그 관계는 언젠가는 깨어질 수밖에 없다. 누구도 두 사람의 인생을 혼자서 짊어지고 갈 능력은 없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그 관계를 끌고 가고 있다면 당신이 왜 그러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고, 많은 경우에 그건 사랑이 아닌 욕심, 욕구, 욕망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욕심, 욕구, 욕망의 대상은 학력, 스펙, 재력, 배경, 외모 등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상대가 본인의 인생에 짐만 된다고 느껴진다면, 상대가 나에게 짐이 되는 것을 자신의 욕심, 욕구,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상쇄해 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지를 본인이 판단해서 두 사람의 관계를 결정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있고 상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 연인과 부부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생이 항상 블링 블링 하게 행복하고 샤방샤방하기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건강한 연애와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행복 수준은 충족이 되어야 한단 것이다. 이는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상대 인생의 짐을 같이 져 줄 수도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대는 나를 짐으로만 여기게 될 것이며, 이는 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연인과 부부는 상대의 행복을 그만큼 생각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조금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대의 행복을 위해서 공간을 열어주고 맞춰주고, 상대도 그렇게 해준다면 사실 그것 자체가 상대 인생의 짐을 덜어주는 게 아닐까? 사실 연인과 부부관계에서는 상대의 최소한의 행복 수준은 충족시켜줘야 상대도 자신에 대해서 배려를 할 여유가 생길 수 있기에 상대의 행복을 위해 잠시 양보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을 위한 선택이기에 그게 꼭 잃는 장사는 아니다. 만약 내가 상대를 배려해도 상대는 그걸 전혀 고마워하거나 양보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관계를 어디로 이어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부부가 되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부부도 현실적으로 완전히 하나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연인관계는 물론이고 부부관계에서도 개인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분명히 다른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이기주의로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개인이 중요하다는 것은 나만큼이나 상대도 개인으로써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사랑이, 연애가, 결혼생활이 어려운 것은 서로 닮은 점도 있겠지만 다른 점도 많은 두 사람의 행복에 균형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나,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두 사람이 같이 하면서 사실은 혼자 살아가야 하는 인생, 상대가 같이 맞잡고 들어줘서 고마워하는 마음이 두 사람 모두에게 존재한다면 그 분량이 더해져서 1+1=3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또 한 번 이상적으로 상상해 본다. 


ps. 이 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가 있어서 추신으로 남기고자 한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나는 인생은 혼자 산다는 것이 결국 인생에 성공을 이뤄야 한다거나, 일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일에서 성취를 이뤘을 때 행복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관계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과 만나는 사람은, 또는 가정주부로써 상대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과 만나는 사람은 그런 상대의 성향을 존중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의 일부를 맞잡아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은 깨닫지 못할지 몰라도 사실 본인이 일적인 성취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연인 또는 배우자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기에. 사실 우리 인생에 누군가가 나를, 내 인생을 우선순위에서 높은 곳에 두고 옆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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