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 많은 아이의 고민
생각이 많다는 것 자체가 고민이 되어본 적이 있는가? 안 그래도 생각이 많은 사람이 생각이 많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될까?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이 많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가장 큰 고민이었다. 나의 브런치 매거진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워낙 생각이 중구난방으로 다양한 영역들에 대해서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너 갑자기 왜 그 얘기를 하니?'라고 묻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대화 속에서 한 가지 키워드가 잡히면 그에 대한 생각을 혼자 하다가 갑자기 그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대화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맥락이 있는 말이었지만...
심지어 한 번은 '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너는 정말 너무 생각이 많아'라는 말을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형에게서 들은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턴가 나는 그냥 내가 생긴 대로 살기로 했다. 그게 가장 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걸음 더 나가 굉장히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보다 생각 없이 산다.
그런데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보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너는 그렇게 생각 없이 사니?'라는 핀잔을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하지만 사실 그 일은 생각과는 무관한 일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반찬을 넣는데 반찬통이 많아서 다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자. 그런데 어머니께서 와서 그걸 차곡차곡 쌓아서 잘 정리하니 다 들어갔다고 하자. 이때 어머님들은 보통 한 마디를 한다. '너는 좀 생각을 하고 넣어'라고. 그런데 반찬통을 넣는 것이 '생각'까지 해야 하는 건가? 이는 직관이나 노하우의 문제지 생각의 문제는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이렇게 장담을 하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이라는 말을 대부분 동물들도 내리는 의사결정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강아지도 주어진 개밥을 먹을 것인지, 옆에 있는 소시지를 먹을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야생동물들도 그늘에서 잘 것인지 볕을 받으며 잘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생각한다'는 표현을 갈 식당을 고르거나, 여행 숙소를 잡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 선택을 하는 과정에 사용을 한다. 그것은 생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인 선택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보면. 사실 그러한 선택이 많은 이유를 수반해야 하는 이유도 없지만...
생각이란 무엇인가?
생각이라 함은 무엇인가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두뇌의 활동 작용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 때 그 원인에 대해서, 연인이 화가 났을 때 그 원인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과 같이 현상의 뒤에 것들에 대하여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의외로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생각 속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나와버린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想. 생각할 상. 이 한자는 서로 상(相)과 마음 심(心)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한자다. 생각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알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렇듯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