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우리 아기는 유튜버입니다

-코로나가 아기를 유튜버로 데뷔시켰습니다.

by jionechoi


아기가 태어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이를 보는 시간이 늘어 갈수록 아기는 더더욱 우리 눈에 예쁘기만 했다.


딱 '보면 볼수록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의 글귀가 절로 공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아기의 조부모님들과 증조부모를 포함한 친지들도 예뻐하시기는 매 한 가지여서 아이의 일상을 찍어서 공유하는 일이 많아졌다.


코로나로 만나는 일이 어려워진 것도 한몫을 크게 했다.


그렇게 영상을 주고받으며, 아기는 사랑받는 영아 시절을 무난히 보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문제들이 부부 앞에 놓이기 시작했다.


고화질인 핸드폰 카메라로 하루에 한두 번씩 짧게 촬영한 영상임에도 이 영상들이 쌓여 핸드폰의 내장 메모리를 다 채우고야 말았다.


가족들에게 영상을 전달하는 방식도 문제였다.


툭하면 용량이 초과해서 보내지지 않는 일이 허다해 말썽이었다.


지울 수도 없는 소중한 아이와의 추억들이었기에 꼭 남겨 두고 싶었다.


그리고 아기를 사랑해 주는 분들과 순간을 공유하는 것도 아이의 영상을 보며 피로를 푸시고 비타민이 되신다는 어른들이시기에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컴퓨터에 옮기고 외장 메모리로 옮기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영상의 일부가 날아가는 현상까지 겪자,

부부는 머리를 맞대었다.


"여보 우리 자주 보는 유튜브에 그날그날 올려서 기록하듯이 보관하는 것은 어때요?"


얼리어답터 다운 면모를 보이는 아기 엄마가 의견을 냈고, 나는 그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게 아기는 백일이 채 되지 않던 시점에 일명 '유튜버'가 되었다.


아기의 조부모님들은 유튜브에 익숙했지만 유튜브를 즐기지 않던 아기 증조 할머님들을 비롯한 어른들은 유튜브를 아기 영상을 보기 위해 가입하고 공부했다.


구독자들은 친지들이었고 아이의 영상을 공유하면 때때로 울리는 '알림'으로 아기를 만날 수 있었다.


혹 아기의 얼굴들을 다시 보고 싶으실 때는 편하게 채널에 들어오셔서 어제의 아기도 한 달 전의 아기도 보실 수 있어서 다들 좋아하셔서 우리 부부도 매우 만족했다.


아기를 유튜브로 텔레비전으로 만날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가족 친지들에게 따로 영상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고 친지들도 매우 좋아하셨다.


그렇게 문제는 일단락되는 가 싶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찾아왔다.


구독자가 늘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구독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누가 구독했는지도 모르는 일, 친지들에게 물어봐도 본인은 아니라는 대답만 메아리로 돌아왔다.


구독자를 누구인지 볼 수도 내쫓을 수도 없는 일, 난감했다.


어라, 게다가 조회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기가 곶 잘하는 고음으로 돌고래 소리를 내는 영상은 조회수 1000회를 돌파했다.


옹알이를 즐기는 아이의 모습은 무려 800분이나 시청을 하셨다.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채널을 닫을 수도 없고 난감했다.


시청자들께 메시지도 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아기가 예쁘다는 칭찬이었지만, 앞으로도 기대한다 잘 부탁한다는 메시지들과 채널을 조금이라도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까지 마주하고 나서는 그 부담감이 상당했다.


아 정말 큰 사고를 쳤구나 실감했다.


영상을 올릴 때 혹시나 보실 분들이 편하시도록 촬영을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불가능한 일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채널들을 들여다보았다.


아기들은 예쁜 옷을 입고 전문적으로 촬영함은 물론 멋지게 편집에 가공까지 된 영상들로 채널을 빼곡하게들 채우고 있었다. 부부에게는 딴 세상 얘기였다.


그런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전업으로 아기와 함께 하면서 운영하는 채널들이 많았고 부부의 경우와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의 촬영은 최소로 아기가 편하고 기뻐할 때 잠깐 하는 것이니 그건 그렇다 손 치더라도 최소한의 채널 운영자의 도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친지들에게 잠시나마의 기쁨을 줄 방법을 우리 부부는 찾아야 했고 찾고 싶었다.


"최소한... 제일 기본인 썸네일이라도 만들어 봅시다"


썸네일이란 동영상에 내용을 압축해서 한 장의 카드 형식으로 보여 주는 것을 말하는데 이 썸네일이 있고 없고 차이가 채널의 정리정돈부터 채널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를 하는 성의라고 판단한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부부는 하다 하다 유튜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실력은 점차 늘기 시작했고 기본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게 부부는 어느덧 능숙하지는 못해도 기본은 갖춘(?) 운영자가 되었고 덕분에 아기는 8개월이 된 지금 이 시간에도 '현직 유튜버'라는 타이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실제 아기 이미지로 제작한 썸네일)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유튜브를 고민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기가 유튜버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시대의 참 다양한 단면 중 하나이다.


오늘도 채널에는 아기를 보고 싶어 하는 집안 어른들과 몇몇의 시청자께서 다양한 이유로 우리 아기를 만나러 찾아주시고 계실 거다 생각하니 참 다양한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전문적으로 영상을 만들 계획은 없어도 그냥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의 영상을 좋아하셔서 찾아주는 분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될 수 있다면 계속 채널을 유지해 볼 생각이다.


비로소 특별한 이 코로나 시대, 지금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기의 양육에 진심일 모든 부모들에게 응원과 격려 그리고 존경을 보낸다.


(이 글은 오마이 뉴스에도 함께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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