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onechoi Nov 24. 2021

아기 엄마가 산책을 망설이는 이유가 이것들이였군

무단 투기 쓰레기와 길거리의 무단 흡연, 불법 주차와 각종 소음들...

이 시국의 산책의 중요성을 말할 것도 없다. 이전에 썼던 기사를 모아 놓은 내 브런치에서 산책 관련된 글의 조회수가 10만을 훌쩍 넘기는 것을 봐도 그렇다. < 관련글 : 엄빠가 쇼핑몰에 산책을 가는 이유가 이거였군 ( http://omn.kr/1v0l8 ) >그만큼 이 시기의 산책은 육아에 숨통을 틔우는 제일 중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 산책도 어려운 이유가 있다. 이 산책에서 아기가 만나게 되는 아찔한 순간들이 있다. 바로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과 등이 그것이다. 



골목 어귀의 쓰레기들이다. 대부분의 쓰레기는 음식물까지 담고 있다. 이를 또 고양이들이 헤집고 방치가 되는 악순환을 겪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냄새가 나게 되고 벌레들이 들끓게 된다. 파리는 물론이고 아기에게는 치명적인 모기들도 이 쓰레기 더미 안에 극성이다. 그 악취와 벌레들은 고스란히 산책을 하는 아기와 아기 엄마에게도 전달이 된다. CCTV가 달려 있다는 문구가 무색하다. 항상 무단 투기는 하던 사람이 하던 곳에 한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곳이 많다는 것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위에 보이는 것처럼 나무류라던지 플라스틱과 비닐은 물론이고 일반쓰레기와 언급했듯 음식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도 제각각이다. 아내는 이 쓰레기들이 있는 곳을 아예 외운다. 아기와 함께 먼길을 돌아가더라도 이곳들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기 엄마는 아기와 산책을 시작하면서 많은 이유로 피해가야 하는 길들을 정했다. 그중 사람이 많이 몰려 있는 편의점 앞을 피한다. 이유는 몰려서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횡단보도를 지날 때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우시면서 횡단보도를 걸으시는 분들을 만날 때는 참 난감하다.  


골목의 입구를 지날 때에도 아내는 담배를 물고 나오시는 분들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길거리에 유아 차를 끌다가 갑자기 마주치게 되는 흡연자를 만나는 것은 아예 답이 없는 일이었다. 아기 엄마는 그럴 때마다 유아 차를 두 손으로 힘껏 쥐고 뛰어가고는 했다.



   


마찬가지로 아기의 산책을 방해하는 것들 중에 골치가 아픈 건 이렇게 방치되거나 불법으로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기의 산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사진처럼 저렇게 좁은 길에 방치되거나 주차가 되어있는 이륜차나 승용차를 만나는 것은 비극 중에 비극인 일이다. 혹 이 불법 주차된 차량들을 피하려고 했다가 큰 차량이나 소리가 큰 클락션이라도 만나는 것은 지옥이다. 딱 그 말 자체다. 아기가 놀라서 우는 순간을 맞이한다는 것은 진짜 지옥이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큰 소음들도 문제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베트남에 간 적이 있었다. 비대면이 필수가 되면서 배달이 더 많아져서 오토바이들이 범람하는 지금의 모습은 가끔 오토바이 천국인 베트남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특히 주말이면 이 오토바이 소리들이 난무한다. 주말에 아기 엄마가 오토바이가 많은 큰길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일전 기사에도 다룬 적이 있지만 이 소리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오토바이 전문가의 의견을 전한다.


"아 그거 거의 다 불법이에요. 지금 단속 기준이 105 데시벨인데 지하철 소리 정도 돼요. 그것도 시끄러운 편인데 비행기 날 때 소리가 120 데시벨 정도 되거든요. 원하면 그만큼까지 소리가 나게 개조가 가능해요."


이 소음은 아기가 밖을 나오지 않아도 겪는 일이다. 집에 백색 소음 CD를 여러 장 구비해 놓고 CD플레이어로 아기에게 시끄러울 때마다 틀어주는 이유다. 오토바이 소리는 집에서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외식이나 밖에서 하는 모임보다는 집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이유에서인지 주택가에는 소음과 관련된 날 선 공방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두 가지의 사례를 겪었다. 한 사건은 집 앞에서 두 일행이 싸움을 크게 했던 일이다. 결국은 경찰이 오고서야 끝이 났던 일인데 싸움을 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워낙 컸던지 아기의 귀에게도 들어갔다. 당연히 아기에게는 놀랄 일 아닌가. 놀라서 우는 아기를 안고 달래면서 화가 나서 주먹까지 꾹 쥐어졌던 일이다.


한 사건은 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면서 크게 대화를 했던 사건이었다. 길거리에서 노래를 흥얼 기리기도 했다. 이 일로도 아이를 울리게 되었었다. 아내가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 나가서 크게 혼이라도 냈을 텐데, 그러지 못했고 물론 이 사건도 누군가의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와서야 해결될 수 있었다.


 



실제로 동네 어귀에 이런 현수막이 붙은 이유다. 여러 이유로 집에 있거나 산책이 전부인 우리 아기들이 실제로 겪어야 하는 세상의 민낯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아기와 아기 엄마들께서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글을 쓴다.


코시국, 오늘도 당신의 육아는 안녕하신가? 이렇게 어지러운 환경 속에서도 아기들을 위해 정성껏 꾸민 집안에서 아기들을 사랑으로 육아하고 계실 모든 부모님들께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아기에게 놀이 말고는 유일한 경험의 수단인 산책을 위해 오늘도 담배연기와 쓰레기들을 를 피해 유아 차를 힘껏 밀고 계실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 


자유롭지 않아 마음이 아픈 이 시국의 육아에서 어쩌면 제일 아기들에게 해 줄수 있으며 해주고 싶은 일은 유일한 일은 산책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 귀중한 산책의 시간에서 담배연기를 더이상은 아기들이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담배에 관한 명언을 존경하는 독자님들께 바치며 글을 마친다.




담배는 악마로부터 나온 더러운 잡초다.


그것은 당신의 지갑을 말리고, 


당신의 옷을 태운다.


그리고 당신의 코를 굴뚝으로 만들고,


당신의 생명을 태운다.



-John william waterhouse-

(1849 - 1917)    




작가의 이전글 가을에 붕어빵 먹고 싶단 아내, 반드시 구해야만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