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순내 향수는 안 나오나?
사진 협찬: 우리 집 막내 요뜨 (집사가 돈 많이 벌어서 ‘시그니에르자브종’이 되고 싶은 ‘시고르자브종’)
코카인 댄스보다 더 중독성 강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양이 꼬순내’가 아닐까? 꼬순내가 사실 발바닥에 있는 세균이 번식하면서 나는 냄새라서 싫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내 새꾸가 예뻐 죽는 집사로서 멈추지를 못한다.
이게 뭐랄까… 설탕 가득한 빵 냄새? 갓 건조기가 끝난 이불을 끌어안은 순간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 명절날 새우튀김 달큼한 냄새?
물론 고양이가 화장실 갔다 온 직후는 피한다. 가끔 두부 모래 찌꺼기가 붙어 있을 때도 있고, 무엇보다 오줌 시큼한 냄새가 난다.(필자는 고양이가 화장실 갔다 온 줄 모르고 맡았을 때)
다행히 꼬순내의 원인인 ‘프로테우스 균’과 ‘슈도모나스 균’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발바닥에 상처가 있어서 나는 악취가 아닌 이상)
휴~ 이제 마음껏 꼬순내를 즐길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 집 애들이 집사를 생각해서 꼬순내를 마음껏 내어 주지는 않는다.
필명25는 캣타워 해먹에서 자고 있는 우리 요뜨의 앞발에 코를 댔다가, 요뜨가 발톱에 힘을 뽝 줘서 코 안쪽을 베인 적 있다. 그뿐인가. 정수리에 퍽하는 냥냥펀치를 맞아 봤고, 여기저기 많이 깨물려 봤다.
촬영 협조: 요뜨(자는데 귀찮다고 꼬리를 탁탁 쳤다.)
그래서 애들이 같이 자려고 누워 있을 때, 아주 조심히 눈치 보며 뒷발바닥 꼬순내를 맡는다.(뒷발톱은 마모가 많이 되어 공격당해도 보통은 상처 날 정도는 아니다. 중간에 고양이가 깼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예민한 본능을 가진 고양이들이 필자의 흑심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니고, 그냥 자다가도 실눈 뜨고 경고 한 번 후에 모르는 척해준다.
집사의 n수 생활이 외롭지 않도록 같이 인강도 들어주는 우리 집 고양이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앞으로 써봐야겠다.
고양이 coco꼬순내 chanel 향수 출시를 응원합니다.
p.s. 꼬순내 광기가 묻은 글을 존댓말로 쓰는 게 더 어색해서 처음으로 평어를 써보았습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를 포함해 가벼운 글은 평어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막내에게 빗질을 해줄 때 행운의 상징 고양이수염 2개를 주웠는데, 여러분에게도 행운이 더블로 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