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옭아맸던 기준을 벗어 던지고 싶은 날.
어른스러운 것은 뭘까? 국어사전을 찾아 보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 같은 데가 있다.
제 나이 먹은 어른이 어른답게 구는 기준은 뭘까?
내가 생각하는 어른다운 모습이란 삶을 대하는 자세가 평온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 놀라거나 당황하고 패닉하지 않는 속칭 '쿨~'하게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모습 말이다.
솔직히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초반 반절 넘는 시간은 '어른스럽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던 것 같다.
지금의 어른이 된 내 모습은 내 기준 '어른답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릴 땐 마냥 그 '어른스럽다'라는 말이 듣기 좋았다. 다른 또래의 아이들보다 더 빨리 어른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어서였을까. 일반적으로 10대 때 겪고 앓아야 했던 반항의 시기가 내게는 20대가 지나고 나서야 찾아왔다.
어른스러운 모습을 가진 어린 나이를 지나, 실제 나이와 생각의 갭이 줄어든 순간부터 퇴행은 시작해 생각의 깊이가 특정 나이에서 멈춰버린 채 이제 피터팬 컴플렉스를 가진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십대 중반이 지났던 어중간한 시기의 내게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그리고 수 년이 흐른 지금 나는 괜찮은걸까? 한 문제가 사라지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2016년이 근본적인 어떠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내 자신을 돌이키는 시간이었다면, 현재 30대의 삶을 사는 나란 사람은 여러 해 사회 생활을 통해 쌓인 내적인 스트레스를 고대로 안고 달리는 과부하된 터지기 직전 폭주기관차같다. 설국열차에 나오는 영원히 지구를 돌고 도는 그 기차의 모습, 그게 내 모습이다.
나도 모르게 획일화된 어른의 모습을 기준 삼아 내 자신을 고문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른다운 모습에 연연하던 어제의 나를 떠나 보내주고 오늘의 나로써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싶다.
이 나이에는 뭘 하고 있어야 하고, 이 나이에는 얼마가 있어야 하고, 이 나이는 더이상 뭘 하기 어렵고..
여보세요, 어른도 이럴 수 있어! 어른도 저럴 수 있단 말이지. 어른답게보다 '나답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