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순간
올해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에 습관 관련 책들이 많이 보인다.
블로그 모집글에서도 새벽 기상, 습관 만들기 등의 주제를 가지고 하는 모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너무 나태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세상에서 나만 뒤쳐지고 있다고, 무언가를 계속 더 해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는 듯하다.
정말 우리는 그렇게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오히려 너무도 열심히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과연 열심히 살지 않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직장인
직장인들은 아침 출근을 해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녹초가 되거나 떡이 되어 집에 오기가 일수이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고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가 생각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육아맘
육아맘들은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을 하며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도 모자라 내일의 에너지까지 쏟아부어야 한다.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마저도 이루기 어렵다.
워킹맘
워킹맘들은 더하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집에 오면 밀린 설거지부터 빨래까지 산더미처럼 쌓인 집안일들이 기다린다. 그래서 제2의 직장은 집이고 회사에서 퇴근하며 다시 집으로 출근한다.
장사인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도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잠잘 시간도 없이 일에만 빠져있다.
사업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전쟁하듯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미 과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지금 너무도 열심히 살고 있어서 더하기가 필요한 것이 아닌 빼기가 필요한 상태인 것 같기도 하다.
새로운 습관을 시작하거나 아침에 일직 일어나 새로운 무언가를 하다 보면 왠지 뿌듯함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곤 한다. 때론 지금까지의 나태함에 대한 면제부를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남들보다 이른 아침을 산다는 것은 분명 좋은 습관이고 삶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봐야 하는 점은 그것이 정말 나에게 가치가 있는 일인가 하는 점이다.
남들이 해야 한다고 하니, 다른 사람이 하고 있으니 그저 따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새벽에 일어나 독서를 해야만 옳은 삶을 사는 것인가?
남들보다 늦게 일어나는 삶은 옳지 않은 것일까?
늦은 밤에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시간 시간을 사랑함에도 일직 일어나가 위해 일직 자는 것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일까?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런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남들이 한다고 하니 나도 따라해 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해 버리고 말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면 다른 사람은 지속해서 잘하고 있는데 왜 나만 못하고 있는지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대단해 보이고 나는 인내심도 없는 것 같고 삶을 너무 나태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자책하게 되곤 한다.
물론 내가 나태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이 처음부터 내가 추구하던 가치와 상관없는 일인 경우가 많다. 나를 설레게 하는 일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일도 아니었는데 남들이 한다고 하니 그냥 해보는 경우가 많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데 남이 한다고 따라 하다 보니 점점 지치기만 한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이것을 왜 하고 있지? 안 그래도 바쁜데 내 에너지를 왜 여기에 쏟고 있지?'라는 의문이 생기며 점점 흥미를 잃고 힘이 빠진다. 생각해보면 내가 정작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쫓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것이 정말 나를 설레게 하는 일이었다면 어떨까?
이미 나는 충분히 바쁘게 살고 있으면서도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인생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다른 것 보다도 이것만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내 삶의 모토가 되고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을 찾아내고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 무언지를 안다는 것이다.
가치는 삶의 방향성의 문제이고 삶의 목적과 목표를 알고 나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알고서 그 길을 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나를 가슴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일을 하면 나는 모든 것을 잊고 집중을 할 수 있고, 시간 가는 것도 잊은 체 하나에 몰입할 수 있었지라고 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 경험들을 떠올려봐야 한다.
만약 그런 적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그런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것만 하면 나도 모르게 나를 흥분시키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림을 그리며 붓이 움직일 때 행복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사진 찍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을 수도 있고, 요리를 할 때 나는 소리와 향기가 나를 기분 좋게 할 수도 있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단순히 남이 하니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은 오래갈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저앉게 되고 포기하게 된다. 돌아오는 것은 기쁨이 아닌 자책과 원망이다.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남이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하게 되고 그것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무언가가 된다.
전에 '위플래쉬'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드럼 소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적이 있다. 드럼 치는 것이 나를 설레게 해서가 아니었다. 주인공의 모습이 내가 잊고 있었던 삶의 설렘을 꺼내 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삶에 치여 살다 보니 지금은 그림도 악기도 잡아보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들이 나를 얼마나 설레게 했는지 그 감정들만은 고스란히 내 안에 들어 있다. 내 기억이, 내 몸이 그때의 그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알아야 한다.
'나를 깨우는 순간'을 갖고 잊고 있었던 나를 만나야 한다.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나를 설레게 하는 '그것'을 찾는 것이다.
요즘 '나깨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질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매일 나에게 하나의 질문을 하며 나를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나와 조금씩 친해져가고 있다.
나에게 질문을 해보자. "네가 진짜 원하는 건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