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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핌비 Apr 23. 2024

중년에 진짜 꿈을 발견하면,

하루를 보내는 태도가 달라져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  꿈에도 소원은 통일 ♪


똑같은 소원 말고 당신의 간절한 소원은 뭐죠? 최근 몇 년간 다른 사람이 만든 '욕망'을 제 소원인 양 쫓고 살았어요. 그러다 운 좋게 마음속 깊이 꼭꼭 숨은 진짜 꿈을 발견했죠. '찾았다!' 신기하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에게 슬며시 "나 진짜 꿈을 찾은 같아" "우리 나이에? 아직 미혼이니 가능한 거야. 부럽네 ~" 남편과 아이가 있는 친구에게 조잘조잘 말하지 않았지만, 혼자 짊어진 책임의 무게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맞아, 그런 것 같아" 웃으며 슬쩍 대화의 주제를 바꾸었어요.  


중년에 진짜 꿈을 발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세요? 

하루를 보내는 태도가 달라져요. 


운동을 걸심한 다음 날 비가 오거나, 회식이 생기는 것처럼, 책 쓰기를 결심한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다 바닥에 주저앉았죠. 허리가 삐끗! 설상가상 어깨와 손목까지 힘을 합쳐 저를 약 올렸습니다. 꼭꼭 숨다 들켜버린 내면 아이는 설레 가득한 출발을 응원하지 않고 '이래도 해보려고' 심술을 부렸죠. 예전에 저라면? 병원 치료 후 진통제를 먹고 고통을 잊기 위해 잠만 잤을 거예요. 그런데 꿈이 생겨버린 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노트 삼아 책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속상함이 밀물이 되어 밀려와 우울감에 풍덩 빠지면,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썰물이 되어 우울감이 빠져나간 자리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줍기도 했죠. 만약 몸이 아프지 않았다면? 평소 습관대로 '생각'보다 '검색'을 더 많이 했겠죠? 어쩌면 내면 아이는 생각하지 않는 저를 위해 몸은 괴롭지만, 생각에 좋은 선물로 첫 시작을 다정하게 응원해준 것 아닐까요? 


똑같은 틀에 맞춰 사는 일상이 바뀌기 시작한 건, 

어려운 시도가 아니었어요. 그저 한 스푼의 꿈이었죠. 


그런데 왜 어른이 되면 '꿈은 꿈일 뿐'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늘 허기진 사람처럼 꿈(성공)을 쫓아다니면서 말이죠. 어떤 이는 경제적 자유를 얻은 후 여유롭게 꿈을 이루자 미루고, 빨리 결과를 얻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면 조금 시도하다 포기하고, 혹은 남이 만들어 놓은 꿈을 다. 같. 이.  매. 일. SNS에 인증하거나, 그렇게 보이는 것에 전전긍긍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꿈에 시간을 보내며 꿈을 바꾸고 노력을 반복하다 말하죠 "꿈은 꿈일 뿐이야! 우리 나이에는 현실을 살아야 해!"

현실적이지 않은 꿈은 망상이에요. 저에게 꿈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은 '쿵쿵' '쿵'을 반복하는 일상이죠. 그림을 그리고 글 쓰는 일은 '쿵쿵' 설레기도 했지만, 전공도 20년 넘게 다녔던 직장도 심지어 취미도 꿈의 업과는 전혀 무관한 경험을 보유한 저는 답답함이 '쿵' 마음에 떨어지는 날이면 두렵기도 하고 익숙한 쳇바퀴 속으로 돌아가 먹이를 먹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전혀 해보지 않은 분야를 시작하기엔 너무 위험하고 늦은 나이야" 맞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꿈은 바로 이루어지는 꿈도 있고, 시간이 필요한 꿈도 있어요. 저는 막연하게 그림책 작가가 돼야지 말하고 6년을 아무 노력 없이 망설이기만 했어요. 그러다 이 책을 한 권 써서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이제 전 그림책 작가예요. 21일의 시간이면 충분했어요. 하지만 통찰력 깊은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성장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나 영향력 있는 창작가가 되려면 '운'도 따라야 하는데 그 '운'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요. 


그 운이란 녀석이 가벼운 발걸음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저는 오늘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듭니다. 




다정한 응원을 받고 싶어 만든 첫 번째 그림 있는 에세이 

《나는 아가다 》

 POD 책 (주문제작형)으로  교보문고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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