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감핀 pin insight Sep 21. 2018

얼마나 유행하면 트렌드인거죠?

트렌드에 대하여 2

 "요새 젊은 애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뭐니?" 광고, 마케팅, 브랜딩 분야에서 막 일을 시작했다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질문일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애플, 무인양품, 발뮤다처럼 미니멀한 것들이 각광받기도 하면서 구찌, 발렌시아가, 베트멍 같이 화려한 맥시멀리즘도 동시에 인기가 많은걸! 게다가 우리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트렌드는 없다시피하고,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만 트렌드는 '캐바캐, 사바사'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또 질문을 받았으면 대답하는 것이 인지상정! 저희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트렌드는 없어요~ 사람마다 달라요~라는 대답보다 좀 더 현명한 답을 원한다면 트렌드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먼저, 트렌드에도 종류가 있다. 하루부터 일주일, 한달 정도 반짝 유행하는 것은 패드(Fad)라 한다. SNL에서 다뤄 급 유행했던 급식체가 대표적인 패드다. 1~2년간 비교적 소수 집단에서 유행하는 것들은 마이크로 트렌드라 한다. 아크로님이 이끌고 있는 테크웨어 스타일 대표적인 경우다. 2년에서 5년 정도 유행해야 비로소 트렌드가 된다. 발렌시아가에서 시작한 어글리슈즈는 이제 트렌드가 됐다고 봐야한다. 5년을 넘어 10년간 유행하면 메가 트렌드라 한다. 우리나라 가요계의 걸그룹 열풍이 올해로 12년쯤 되가니 메가 트렌드라 할 수 있겠다.

 내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마이크로 트렌드다. 마이크로 트렌드를 알면, 그 유행에 동조하는 소수 그룹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쉽다. 홍대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컨버스 원스타가 유행하는구나, 이 사람들은 힙합을 좋아하는 편이고 미니멀한 것보다 맥시멈한 것을 좋아하지. 성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커피를 정말 좋아하고 여유로운 것을 좋아하는구나, 미니멀한 것을 좋아하고 째즈를 좋아하는군. 이렇게 말이다.


 게다가 마이크로 트렌드가 대중화가 되면 그게 바로 트렌드가 된다. 특히 강남과 한남동에서 유행하는 것들은 금방 대중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유행이 오래 갈지 안갈지는 나중 문제라 생각한다) 마이크로 트렌드가 어떤 경로로 왜 유행이 됐는지 파악해두면 앞으로 트렌드가 될지 알 수 있고, 트렌드로 이끌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누군가 트렌드에 대해 물어보면, ‘현재 어느 세대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뭐가 마이크로 트렌드입니다. 이런 이유로 트렌드가 되었는데, 대중적으로 공감할만한 사항이 있어 앞으로 트렌드가 될 것 같습니다!’하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렌드의 어원을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