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8일, 그 이상인 몽골여행기 #02 여행을 대하는 마음가짐
여행 짐을 싸다가
폴라로이드 필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여행짐을 찍어봤어.
언뜻 폴라로이드 사진은
찍자마자 모서리를 잡고 흔들면
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야.
사진을 흔들어서도 안되고
심지어는 꺼내놔도 안돼.
적어도 15분 정도는 어두운 곳에
얌전히 넣어 두어야
비로소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사실, 보다시피 여기서 ‘제대로’란 표현도
나에겐 좀 어색하게 느껴져.
제 나름 잘 찍어보려 노력한 사진도
필름 상태에 따라 사진이 잘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
그래서 폴라로이드를 찍을 때는
사진이 잘 나올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아.
그렇다고 스마트폰처럼
마구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구형 폴라로이드 필름은 장당 4천원쯤 하니까.
게다가 한번 촬영하면 수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야.
그래서 신중, 또 신중하게
놓치기 싫은 순간을 담아야지.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 가짐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면
결과물이 어떻게 나와도 나는 꽤 마음에 들더라.
비록 제목이나 설명이 없었다면
나 조차도 알아보지 못할 사진이지만 말야.
사진_ 염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