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생일을 맞이하다

7박 8일, 그 이상인 몽골 여행기 | #13 고비 사막

by 영감핀 pin insight
모래 언덕에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하지만 침묵 속에서 무언가 반짝거리면서
어떤 노랫소리가 들리지.


언제 알람을 껐는지도 알 수 없는 새벽 세시 반.

가이드가 아니었음 일어나지 못했을 시간.

잠결이어서인지 한밤이어서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난 인이 쪼리를 신고 푸르공에 올라탔지.


그제 서야 눈에 밟히는 별들.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새벽.

마주 앉은 동행들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이 지나고

마침내 푸르공이 멈췄어.
자, 이제 여기가 고비사막이야.

달빛에 젖은 모래 언덕은 하늘과 분간되지 않았어.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모래언덕을 오를수록

하늘이 윤곽을 드러낼 뿐이었지.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향했어.

사진 | 염키


마침내 모래 언덕에 앉아
서로를 찍어주느라
셔터 소리 말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그때.



생일인 인이가 홀로 사진을 찍으려 일어서자
생일 축하 노래와 함께 태양이 들렸어.


사진 | 혜민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캐러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