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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핀 pin insight Feb 09. 2022

엄마는 외계인이란 이름이 성공한 이유

초콜릿은 깊고 쓸쓸한 그리운 맛이고 아이스크림은 관능적이고 유쾌한 맛이다

 배스킨라빈스(이하 배라)의 대표 제품인 엄마는 외계인. 어쩌다 초콜릿 아이스크림 이름이 엄마는 외계인이 됐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가 2년 전에 스브스뉴스에서 배라 직원과 인터뷰를 하면서 어느정도 이유를 밝혀졌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영화 이름을 따와서 아이스크림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새엄마는 외계인’이란 영화제목에서 따왔다고 밝혔는데요. 같은 방식으로 영화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아이앰샘은 맛이 기억도 안날만큼 잊혀졌기 때문에 엄마는 외계인이란 이름은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름이 특이하기 때문에 엄마는 외계인이 롱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맛있는데 홍보가 안되어서 사장된 제품도 많고, 주목받았다가 맛이 예상과 달라서 사장된 제품도 있습니다. 맛이란 기대치에 부응했을 때 가장 반응이 좋으니까요. 그럼 엄마는 외계인이란 이름은 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영화 ‘새엄마는 외계인’

 엄마는 외계인에 관한 글을 5년 전에 썼을 때 댓글로, 같은 이름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에서 엄마가 입에 초콜릿을 달고 산다, 란 의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영화인지 한참을 찾았지만 같은 이름인 영화도, 초콜릿을 좋아하는 엄마가 나오는 영화도 없었는데요. 이름을 따온 것으로 가장 유력해보이는 새엄마는 외계인이란 영화는 국내에 91년도에 개봉했습니다.


 엄마는 외계인 아이스크림이 출시된 것이 2004년이니 영화 개봉 후 13년이 지난 뒤여서 영화를 본 사람도 설정을 헷갈린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영화에서는 새엄마가 외계인이라 초콜릿이 아닌 배터리를 먹거든요. 이처럼 영화 설정이 헷갈릴만큼 시간이 지난 뒤여서 당시에도 특이한 작명으로 주목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절묘한 선택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데이트할 때 주로 먹어서 그럴까요? 왜인지 관능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겐다즈는 관능적인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한 것이 성공할 수 있었죠.





 노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새엄마는 외계인이란 영화도 꽤나 관능적인 영화였습니다. 동시에 엄마에 대한 향수도 떠오르면서 동심으로 봐야하는, 약간은 유치한 코미디 영화기 때문에 더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영화이기도 하죠.

(영화개봉한 시대가 옛날인지라 지금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한끗 다른 엄마는 외계인 광고

 음식 광고에 불문율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유.쾌.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델몬트 따봉! 부터 맛있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는 쿠우~ 깜찍이 소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으리 쌀! 으리 음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등. 먹는 것과 관련된 광고 중에 성공한 광고들은 모두 유쾌해요. 우울하면 입맛이 떨어지니 당연한 것일 수 있겠지만, 한가지 예외가 있으니, 바로 초콜릿입니다.


 사실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쓴맛이 많이 나요. 이 쓴맛을 긍정적이게 느껴지도록 의식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했던 추억을 되새기는 것을 초콜릿 맛을 비유했습니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가나 초콜릿 광고죠.



 이 광고는 대히트를 치면서 초콜릿은 그리움의 씁쓸한 단맛이란 고정관념이 생겼어요. 그래서 엄마는 외계인이란 광고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답니다.


배스킨라빈스 엄마는 외계인 광고


 이제는 광고모델인 김주혁님도 그리운 사람이 되어 이 광고가 더 쓸쓸하게만 느껴지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알면 더 매력적이고, 몰라도 이름이 유쾌하게 느껴지는 아주 특이한 이름 덕분에 엄마는 외계인은 여전히 사랑받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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