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전시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 리뷰
내 최애 밴드는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다. ebs에서 달이 차오른다릉 부르는 모습으로 장얼을 안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 같지만 정말 멋있는 밴드다. 다만, 아쉽게도 올해를 끝으로 장얼은 해체한다. 그마저도 멋지지만.
내가 장얼을 좋아하는 포인트는 꽤 많다. 일단 말하는 듯한 창법과 우리말로 된 가사가 좋다. 원래 장기하 형은 노래를 잘한다! 하지만 괜한 기교는 부리지 않는다. 겉멋은 하나도 안들고 굳이 뽐내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또 장얼은 언제나 멋지지 않은 사람을 노래해서 멋지다. 그 시대를 나타내는 사람을 노래한다. 싸구려커피는 물론이고 최근 앨범 mono가 그렇다. 지금 세대는 혼자니까. 언젠가 양평이 형이 했던 말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아무리 옛노래를 잘 알아도
동시대에 들은 사람은 따라갈 수 없다.’
장얼을 제대로 알려면 앨범소개글돠 수록곡들을 들어야 한다. mono의 경우 ‘혼자’를 노래하는 앨범이라서 스테레오 방식이 아닌 모노 방식으로 녹음했다고 한다! 비틀즈 1집을 오마주해서! 과연 장얼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었던 곡 소개도 몇가지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것이 멋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 혹은 어떤 일을 마무리짓는 것은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을 생각 못하는 경우도 많고 급작스럽게 끝나게 되거나 어영부영 끝나기 일수다. 하지만 장얼은 스스로 최고의 마지막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했다. 그건 바로 팬들과 마주하는 것. 모텔룸 공연과 연말 공연, 그리고 이 전시가 장얼식 마지막이다. 전시장은 장얼의 기록들로 가득 차있었다.
10년간 장얼이 그려온 궤적은 웃기기도 하고 멋있었다. 전시 마지막에 이번 앨범 수록곡 별거 아니라고’의 뮤비를 틀어놨다. 자신들의 마지막도 별거 아니라고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근데 곡은 미친듯이 슬프다. 아주 못된 밴드야. 동시에 전시라도 갔다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