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이 뭐예요?

브랜딩 용어 정의 #2. Brand Identity Model

by PINCH

PINCH.DICTIONARY


브랜드 아이덴티티요? 아, BI 디자인 말씀하시는 거예요?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은 로고, 심벌, 패키지 같은 디자인 작업을 떠올린다.

아니 그게 아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을 만드는 건데... 그건 BI디자인이고요..
BI 디자인이 사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인데... 그걸 포함하는 좀 더 큰 개념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라는 단어는 주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기업 홈페이지에서도 흔히 보이는 BI/CI라는 항목은 브랜드나 기업의 로고, 심벌, 컬러, 타이포 등을 정리한 페이지다. CI는 Corporate Identity, 예를 들면 불닭볶음면을 만드는 기업인 삼양의 로고를 지칭하고, BI는 Brand Identity, 불닭볶음면이라는 브랜드로고를 지칭한다.

삼양 CI.png Corporate Identity(CI) 예시- 삼양라운드스퀘어
불닭볶음면.png Brand Identity(BI) 예시-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 만드는 브랜드, 불닭볶음면


정확히 말하면, 이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부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시스템'이다.

요즘에는 그래서 혼동을 피하기 위해 Brand Visual Identity라고도 한다.

아니 그래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은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늘 설명하면서도 여러 용어가 혼재되어 있어서 헷갈린다.


Brand Identity Model? Brand Vision Model?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혼동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듯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살아있는 브랜딩의 아버지',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도 BI디자인과 구분을 위해서 1995년 제안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Brand Identity Model)' 대신 '브랜드 비전 모델(Brand Vision Model)'로 바꾸었다. 그래서 지금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 브랜드 비전 모델, 브랜드 플랫폼 등으로 혼용되어 쓰인다. 젠장, 더 헷갈려졌다.


브랜딩과 관련된 용어는 항상 헷갈리고, 회사마다, 담당자마다 다르게 사용한다. 그래도 뿌리는 거의 다 데이비드 아커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필요에 맞게 변형해서 사용한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기업 혹은 브랜드의 상황에 따라, 필요성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의 정의와 개념은 데이비드 아커의 모델을 기반으로, PINCH의 디렉터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정의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의 기본 구조

Brand Identity Model = Brand Essence, Core identity, Extended Identity
BI 모델.png

Brand Essence

Core Identity를 한 마디로 응축하며 브랜드 핵심을 파악하게 해주는 단일 개념

브랜드의 모든 의사결정, 메시지, 행동을 움직이는 내적 동기이자 출발점

The Heart of the Brand


Core Identity

브랜드 비전을 간결하게 요약한 2~4개 핵심요소

브랜드를 독특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요소들

브랜드가 무엇을 대표(stands for)하고,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지(aspires to be)를 포함


Extended Identity

Core Identity를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구체화

브랜드에 캐릭터를 더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

브랜드 방향성을 현실적으로 적용가능하고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로 전환


프로젝트에 따라서 이 모델은 기업브랜딩에 쓰이기도, 유통기업의 공간 브랜딩에 쓰이기도, 화장품 회사의 신규 브랜딩에 쓰이기도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브랜드 에센스, 코어아이덴티티, 익스텐디드 아이덴티티)을 기본으로 Brand Vision, Mission, Promise, Philosophy 등 필요에 따라 요소를 더하기도 빼기도 한다. 어디까지 정의할 것인지, 어떤 용어를 사용할 것인지는 자유롭지만 결국 기업/브랜드의 정체성 혹은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공감하고, 외부적으로 어떻게 표출할 것인가의 관점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모델이다.


더 복잡하게 들어가면, 데이비드 아커는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을 정의할 때 4가지 관점(Product, Organization, Person, Symbol), 관점 별 12개 요소로 브랜드를 심도 깊게 나누어 보라고 권장한다.

david aaker.png

Product (제품 관점)

제품 범위, 제품 속성, 품질/가치, 용도, 사용자, 원산지

Organization (조직 관점)

조직 속성(혁신, 고객 관심 등), 지역성 vs 글로벌

Person (인간 관점)

브랜드 개성,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

Symbol (상징 관점)

시각적/청각적 심상과 브랜드 유산


이 같은 과정을 통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다. 그런데 꼭 이 모든 관점을 일일이 따져보기보다는, 각 브랜드가 처한 상황, 목표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을 고려하면 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 정립 프로세스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경쟁자, 자사 분석을 통해 브랜드 포지셔닝과 브랜드 컨셉을 도출하고, 타겟 라이프스타일, 차별화 가능성, 지속가능성, 확장성, 구현가능성 측면에서 평가하여 최종 컨셉을 정립한다.

BI 모델 플로우.png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이라는 정교한 언어로 구체화하기 이전에 브랜드의 핵심방향성, 시각적인 표현, 차별화요소, 핵심경험 등 대략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화된 브랜딩 전에 대략적인 청사진을 그려보면서, 기업 내부적으로 공감되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수정, 보완된 브랜드 컨셉은 정교화된 언어로 치환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로 정립된다. 이 사이에 수많은 브랜드 관계자들과의 워크샵, 인터뷰, 소비자 리서치, 자료 분석, 타겟 정의 등 설득력 있는 자료를 만들고 차별화된 방향성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가 숨어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틀을 놓고 보면 꽤 단순하다. 어떤 시장인지,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는지에 따라서 이 과정은 단순해질 수도, 매우 복잡해질 수도 있다. 또 몇 주 안에 끝날 수도,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작업이다.


브랜드의 전략적 설계도이자 지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고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게 한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지 않고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행해 나가게 하는 전략적 설계도이자 지도이다.

브랜드가 커질수록 이러한 구체화되고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은 필수적이다. 1인 브랜드 혹은 소규모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치게 되면 사업은 훨씬 더 빠르게 흐름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glenn-carstens-peters-ZWD3Dx6aUJg-unsplash.jpg
tamas-tuzes-katai-rEn-AdBr3Ig-unsplash.jpg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은 네이밍, 로고, 브랜드 공간, 브랜드 캠페인, 새로운 제품 확장, 브랜드 리뉴얼, 브랜드 콘텐츠 등 모든 브랜드 활동의 기준이 되어 길을 잃지 않고 브랜드 관점에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건, 먹통이된 구글맵을 들고 산속을 혼자 걸어다니는 것과 같다. 데이터 짱짱하게 켜고 구글맵에 목표를 제대로 입력하자. 끝이 없을 것 같은 어두운 산속도 금방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PINCH.DICTIONARY #2.

Brand Identity Model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

브랜드의 전략적 설계도이자 지도
Brand Essence, Core Identity, Extended Identity로 구성된 브랜드 전략 지침

-Core Identity: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하는 뼈대이자 기둥
-Extended Identity: 뼈대 위에 감각을 입히는 표정이자 말투


PINCH. Director S

Director S는 냉정한 분석과 섬세한 감각으로 변화의 흐름 속 기회를 포착하고,
아이디어를 실행력 있는 전략으로 체계화하는 로드맵 메이커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포도호텔, 빈틈없는 브랜드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