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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마케터가 될 수 있을까?

전공이 아닌 '관점'으로 찾는 마케팅 커리어

by PINCH

PINCH.POINT


강사님, 저 문과인데 마케터 될 수 있나요?


중앙대 디지털마케팅 직무강의를 시작한 지 4년째. 매 강의 반복되는 질문들이다.


처음엔 "당연히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점점 더 신중해졌다. 막연한 희망보다는, 정확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 브랜드 컨설턴트의 시선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 브랜드를 알리는 사람

먼저 짚고 가자. 브랜딩 전문가 PINCH는 왜 갑자기 마케팅에 대해 다루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듯,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르다. 하지만 분리될 수 없다.

브랜딩이 '무엇(What)'과 '왜(Why)'를 정의한다면,
마케팅은 '어떻게(How)'와 '누구에게(Who)'를 실행한다.


브랜드 컨설턴트로서 우리는 브랜드의 본질을 찾는다. 그 본질이 시장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어떤 모습으로 고객을 만날 지를 설계한다. 그리고 그 설계도를 받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마케터다.


결국 브랜드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할 수 없고, 마케팅을 모르면 살아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브랜드 컨설턴트인 Director K.가 마케팅 강사로 활동하면서 마케팅 실무를 논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가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는 그 접점에는, 늘 마케터가 있기 때문이다.




비전공자라는 한 끗의 차이?

마케팅 업계에는 정말 다양한 전공자들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초기에는 차이가 있다.


전공자들은 STP, SWOT 같은 기본 프레임워크에 익숙하다. 비전공자들은 이런 용어부터 따로 익혀야 한다.

불리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불리함이 오히려 '한 끗'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마케팅 이론에 익숙한 사람들은 때로 그 틀에 갇힌다. 반면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만의 렌즈로 세상을 본다. 심리학과 출신은 인간의 무의식적 동기를 포착한다. 공학과 출신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다. 미대 출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을 시각화한다.


Director K는 (MBA를 나오기는 했지만) 건축을 전공했다. 공간이 어떻게 경험을 만드는지 안다.

Director S는 디자인 전공을 했다. 감각적인 시선으로 브랜딩을 다룬다.


이런 다름이 모여 우리만의 '한 끗'이 된다. 브랜드의 본질을 찾는 일도, 결국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 마케팅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은 마케팅학과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본 마케터의 조건

끊임없이 궁금해하며 경험하는 마케터의 자세를 가져보자. (image: pinterest @chhlloooe)

브랜드 컨설팅을 하며 수많은 마케터들과 일했다. 좋은 마케터의 조건은 확실히 전공이 아니었다.


첫째, 관찰하는 눈. 왜 이 카페는 이런 음악을 트는가. 왜 이 브랜드는 이 색을 선택했는가. 일상 속 브랜드들의 선택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시선.

둘째, 연결하는 사고. 브랜드의 본질과 고객의 욕구 사이, 전략과 실행 사이, 이성과 감성 사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능력.

셋째, 번역하는 언어. 복잡한 전략을 단순한 메시지로, 추상적인 가치를 구체적인 경험으로, 브랜드의 언어를 고객의 언어로 번역하는 힘.


이 세 가지는 전공과 무관하다. 오히려 다양한 배경이 이런 능력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




전공이 아닌, 시선으로 찾는 길

각자의 배경이 어떻게 마케팅과 만날 수 있는지 보자.

경영/경제 → 브랜드 전략 마케터 숫자 뒤의 의미를 읽고, 시장의 흐름 속에서 브랜드의 포지션을 찾는다.

디자인/미술 → 브랜드 경험 및 비주얼 커뮤니케이팅 활동과 같이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체험하게 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설계한다.

심리/사회 → 브랜드 인사이트 마케터 표면 아래 숨은 욕구를 발견하고, 브랜드와 사람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만든다.

공학/이과 → 브랜드 퍼포먼스 마케터 데이터로 브랜드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성장의 지렛대를 찾는다.

그 외 모든 전공 → 자신만의 교차점 만들기 국문학은 브랜드 내러티브를, 체육학은 브랜드 다이내믹스를. 본인의 영역과 브랜딩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는 것.




비전공자가 준비해야 할 것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하나, 기본기를 의도적으로 채워라.

하지만 단순 암기가 아닌, 브랜드 관점에서 이해하라. 4P가 무엇인지 외우는 게 아니라, 왜 4P로 브랜드를 분석하는지 이해하는 것.

둘, 작은 브랜드라도 직접 만들어봐라.

개인 블로그든, 인스타그램 계정이든. 브랜드를 정의하고, 고객을 설정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라.

셋, "왜 마케팅인가"가 아닌 "왜 나인가"를 준비하라.

전공을 넘어선 당신만의 시선이 왜 필요한지. 그 다름이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PINCH.가 보는 결정적 순간

브랜드의 결정적 순간은 늘 '다름'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모두가 같은 프레임워크를 쓴다면, 그 '한 끗'의 차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비전공자라는 것. 그것은 핸디캡이 아니라 당신만의 첫 번째 '한 끗'이다.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고,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브랜드의 움직임으로 만드느냐다.

전공은 출발점일 뿐이다. 브랜드를 이해하는 시선, 그것이 진짜 시작이다.


P.S. 브랜드와 마케팅, 그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찾고 있다면. PINCH.는 당신의 '한 끗'을 함께 발견할 준비가 되어 있다.


PINCH. Director K

Director K는 유연한 사고와 깊은 공감력으로 사람과 브랜드 사이의 미묘한 접점을 포착하고,
그 본질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스토리텔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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