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손바닥만 한 화면 위에 머물러 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출근길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또는 습관처럼 꺼낸 스마트폰에 눈을 붙인 채 한참을 스크롤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릴 역이 이미 지나쳐버린 걸 깨닫는다. 황당함과 짜증이 동시에 밀려온다.
바로 맞은편 플랫폼이면 다행이지만, 반대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개찰구를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는 동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하면서도, 어딘가에는 억울함이 남는다.
그 순간만큼은 내 잘못이 아니라,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스마트폰 탓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단지 스마트폰의 문제가 아니다.
‘잠깐만’이라는 생각으로 손에 쥔 순간, 세상과의 연결은 끊기고 오직 작은 화면 안에만 집중하게 된다.
눈은 화면에 있지만, 마음은 비어 있다. 그 짧은 몰입의 순간이 생각보다 깊고, 치명적이다. 우리는 그렇게 현실의 시간을 잃고, 한 정거장씩 인생의 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스마트폰은 편리함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주의력의 도둑이기도 하다.
정보의 바닷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흩어진 주의를 쫓으며 피로해진다.
순간의 집중을 잃고, 지금 여기의 현실을 놓친다. 그 결과는 단순히 한 정거장을 지나치는 해프닝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장면을 놓치는 일일지도 모른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다짐한다.
‘이제는 스마트폰 대신 창밖을 보자.’
손바닥 안의 세상이 아니라, 눈앞의 세상을 보며 살아가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