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 예보

by 비움과 채움

아침 스마트폰이 짧게 울렸다.

안전 안내문자였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으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방한용품을 착용하고, 난방기구 화재에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며칠 전만 해도 입춘을 지나며 날씨가 제법 포근했다.

기상청 예보에서도 당분간 큰 추위는 없을 것이라 했기에, 마음 한편에서는 겨울이 이제 끝자락에 다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틀 만에 한파주의보라니, 계절이 다시 발걸음을 되돌린 느낌이다.


요즘 하늘은 참 변덕스럽다.

구름도, 바람도, 기온도 제멋대로인 듯하다.

기상청도 이 변덕을 다 읽어내지 못하는지 예보가 자주 빗나가곤 한다.

그래서일까, 오늘 체감온도가 얼마나 내려갈지 괜히 더 궁금해진다.


한파를 두고도 사람들의 마음은 서로 다르다.

추위를 반기며 겨울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테고,

걱정과 염려로 하루를 분주히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추위 속에 눈 소식을 기다리며 예보를 들여다볼 것이고,

누군가는 그 예보를 보며 난방비와 길 위의 안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외출을 앞두고 옷장 앞에 서니 생각이 많아진다.

무슨 옷을 입을까, 무엇을 두를까, 어떤 신을 신을까. 장갑을 챙겨야 할지,

목도리를 더 두꺼운 것으로 바꿔야 할지 잠시 망설임이 길어진다.

겨울은 이렇게 사람을 잠깐씩 멈춰 세운다.


혹시라도 기습적인 눈이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늘이 하는 일을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예보는 방향을 알려줄 뿐, 하늘의 마음까지는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세상을 얼려버릴 듯한 매서운 추위도 아니고, 겨울이 사라진 듯한 포근함도 아닌, 그저 겨울다운 겨울.


너무 얼리지 말고,

적당히 차갑고,

그 누에게도 피해를 주지 말고,

'아, 겨울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추위였으면.


그 정도의 겨울 맛만 보여주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그런 추위라면 예뻐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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