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함께한 선배님의 말이 낯설었다.
운동을 좋아하시고, 여행을 즐기시고, 사람들을 늘 불러 모으시던 분.
의리의 사나이로 불렸던 그 선배님이 오늘은 다르셨다.
그 많던 선배와 친구, 후배들이 하나둘 떠나고
연락할 사람도, 나갈 이유도 줄어들었다며,
좋은 풍경도 감흥이 없고,
맛있는 음식도 당기지 않고,
누군가 부르는 자리도 피하게 된다고 했다.
겉모습은 그대로인데
삶의 온도가 식어버린 듯했다.
나이는 몸보다 먼저 마음을 늙게 하는 숫자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며 경험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던 사람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의자 하나가 비고,
식탁이 넓어지고,
전화가 줄어들면서
외로움은 조용히 시작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혼자가 자연스러워질 때
고독이 된다.
나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
강한 사람에게도, 따뜻한 사람에게도,
존경받던 사람에게도 예외가 없다.
숫자가 늘어날수록
사람은 줄어든다.
그래서 나이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곁의 빈자리로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
선배님이 한 말이 자꾸 꼬리를 물었다.
"아우야, 다음은 내 차례일 것 같아"
브레이크가 없는 나이
누구나 다름이 없다
언젠가 나에게도 같은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를 위해
사람을 더 아끼고,
기억을 더 따뜻하게 쌓고,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과도 친해져야겠다고.
브레이크가 없는 나이
브레이크를 잡을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