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by 비움과 채움

비가 내리니 참 좋다

창문을 여니

비가 내린다

비 내리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인다

기다렸던 누군가가 찾아온 듯, 괜스레 설렌다.


비가 내리니

그냥 좋다

이유도 없다

그저, 좋다

좋다, 좋다, 정말 좋다

입안에서 그 말이 술술 흘러나온다.


삼복더위에 지쳐

몸도 마음도 흐물거릴 즈음

이 비는 단순한 비가 아니라,

위로 같고, 쉼표 같고

이 여름의 고백 같기만 하다.


지친 몸을 어루만지듯

하늘은 시원한 빗방울을 내려주고,

그것이 꼭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마침내 하늘에 닿은 듯한 기분이 든다.


떨어지는 빗줄기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 안에서

시는 쏟아지고

악보가 흘러내리고

물감이 흘러넘치고

찬바람이 곁을 스친다.


모든 것이 음악이고

모든 것이 그림이고

모든 것이 시다.


그래서

또 읊조리게 된다

좋다

좋다

좋다

정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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